군주제 유지하는 나라는 어디? 스웨덴, 이웃 이미지 각인 심혈… 중동은 경제력으로 대중 불만 불식 부탄, 입헌군주제로 파격 변신
스웨덴 왕세녀와 남편.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드러낸 곳은 스웨덴이다. 스웨덴 왕실은 호화롭고 권위적인 모습 대신 이웃 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아들에게만 왕위를 물려주는 많은 나라 왕실과 달리 40년 전인 1979년 이미 ‘성 중립적’ 왕위 계승을 천명했다. 1남 2녀를 둔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의 후계자는 장녀 빅토리아(42)다. 국왕의 세 자녀는 모두 평민과 결혼했다.
빅토리아 왕세녀는 솔직한 언행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20대 때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우울증과 섭식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했다. 헬스 트레이너인 다니엘 베스틀링(46)과의 결혼도 화제를 모았다. 둘은 2012년 첫딸 에스텔 공주를 낳은 후 6개월씩 번갈아가며 육아휴직을 썼다. 일각에서는 계급제에 대한 대중의 반발과 이질감을 누그러뜨리려 일부러 21세기 왕실 구성원들이 평민과 결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미국인, 이혼녀, 흑백 혼혈, 연상인 메건 마클(38)과 결혼한 영국의 해리 왕손(35)도 이에 해당한다.
2006년 26세에 왕위에 오른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부탄 국왕(39)은 스스로 절대군주제를 없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한 그는 대관식 때 부탄을 입헌군주제 국가로 바꾸겠다고 공언했고 2008년 총선 실시로 권력을 총리에게 넘겼다. 왕족끼리 결혼하던 관례를 깨고 2011년 평민 제트순 페마(29)와 결혼했다. 페마 왕비는 국민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이유로 외국 신혼여행을 포기했다. 부부는 4일간 부탄을 도보로 누볐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소박한 생활 태도로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 / 카이로=이세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