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9일 스스로 총리직을 그만둘 의사는 결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권 보수당의 연례 전당대회가 열리는 맨체스터에서 BBC 방송의 앤드루 마 시사대담 프로에 나온 존슨 총리는 “힐러리 벤 법이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브렉시트 결행일 연기 요청을 거부하기 위해서라면 결국 자진 사임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벤 법은 노동당 등 야당과 보수당 내 반존슨파가 연합해서 6일 제정한 노 딜 봉쇄 법으로, 10월19일까지 총리의 새 합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도, 의회가 노딜 허용 법안을 만들지도 않으면 총리는 10월31일의 브렉시트일을 3개월 연기해줄 것을 EU(유럽연합)에 요청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존슨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과 나라를 이끌겠다고 나선 몸이다.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사임 의사 같은 것은 일절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존슨은 자의적 사임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사퇴를 노리고 있다. 당원투표로 총리가 된 존슨은 직전의 테리사 메이 총리처럼 자기 지휘 하에 총선을 실시해서 진정한 새 판을 짜고 싶어한다.
그러나 옛날처럼 총리가 마음대로 조기총선을 실행할 수 없는 만큼 야당에게 정부 불신임 투표를 해 자신의 정부를 붕괴시켜 달라고 요구해왔다. 노동당이 이를 거부하자 ‘겁쟁이 당’이라고 야유했다.
5년 임기보장법에 따라 조기총선을 하려면 하원의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과반을 상실한 존슨은 9월3일과 4일 두 차례 총선안 투표에서 잇따라 패했다.
노동당이 불신임 투표를 통해 존슨 정부의 전복을 시도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존슨이 새 총선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배경과 같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이 노동당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총선을 하면 단독 과반 정부의 진짜 주인 총리가 가능한 상황에서 정계 은퇴와 직결되는 자진 사임을 하는 것은 바보라고 존슨은 생각하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