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강원 원주시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스카이십 조종인력 발대식에서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사 자격 증명을 취득한 KT 직원들이 스카이십 비행을 시연하고 있다. KT 제공
통신회사인 KT가 만든 무인비행선 5G 스카이십은 오 사장의 집념으로 탄생했다. 2017년 ‘마린 위크’(국제조선해양대제전)를 앞둔 부산시의 제안으로 고래 서식지 확인 프로젝트를 위해 통신 전송이 가능한 비행체를 만들어 보자는 게 시작이었다. 개발 초기엔 추락과 충돌을 거듭했지만 끈질긴 개발로 성능이 향상되면서 최근 각종 행사 생중계와 재난 훈련에 투입되는 데 이르렀다.
오 사장은 스카이십 사업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아예 KT 직원 23명을 국토교통부가 공인하는 ‘초경량비행장치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왔다. 26일 강원 원주시 KT그룹인력개발원에서는 자격증을 취득한 스카이십 조종사 23인의 발대식이 열렸다. 이날 오 사장은 “지금의 스카이십이 나오기까지 기체 두 대를 추락시켰다. 처음엔 ‘KT가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끌어온 역량을 바탕으로 KT는 원격 조종, 로봇 등의 여러 분야에서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에 조종사 자격을 취득한 23명은 평소 취미 생활로 드론을 즐기던 직원이거나 사물인터넷(IoT), 5G 무선 네트워크 등 스카이십 개발과 관련된 분야의 직원들이다.
KT는 향후 스카이십을 통해 △재난 시 이동 기지국, 재난 상황 탐지 등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분야 △스포츠 실시간 중계·공중 광고 등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KT는 이달 초 “아현 화재와 같은 사태를 막고 글로벌 통신 재난 방지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면서 재난 방지 무인 로봇, 통신 인프라 관리 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5G 기반의 B2B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조종사로 위촉된 민준희 KT 무인비행기술컨설팅TF 차장은 “산림청 같은 공공기관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헬기가 추락하거나 조종사가 다칠 가능성이 커 스카이십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방대혁 KT 네트워크지원담당 상무는 “부산 LPGA에서도 스카이십을 띄워 필드 전체를 실시간 중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