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 중순 영업중단 위기 왜?
양측의 갈등에 사보텐 가맹점주와 종업원 등 관계자 1500여 명은 영업 중단이 현실화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불안하게 법적 분쟁을 지켜보는 상황이다.
○ “사보텐 영업 중단 위기”
남매간 갈등은 올해 3월 구본성 대표의 아워홈이 사보텐 브랜드를 운영 중인 구지은 대표의 캘리스코 측에 ‘거래 종료’를 통보하며 시작됐다. 아워홈은 약 10년 동안 돈가스 소스, 장국 소스 등 각종 식자재 상품과 정보기술(IT) 전산시스템 서비스 등을 캘리스코에 공급해왔다. 이에 캘리스코 측은 서울중앙지법에 식자재 등의 공급 중단 조치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아워홈이 일본 사보텐 브랜드와 기술 제휴 및 브랜드 도입 계약을 맺은 것은 2001년이다. 2004년경부터 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한 구지은 대표는 2009년 사보텐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캘리스코를 설립했다. 이후 구지은 대표는 사보텐 외에도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 등 사업을 확장하며 캘리스코를 매출 900억 원, 종업원 1800여 명(지난해 기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캘리스코는 돈가스 메뉴, 소스 레시피 등 연구 및 생산 관련 핵심 사업들을 아워홈에 의존해왔다. 자체 가공공장이나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조직이 없다. 캘리스코에서 전국 60여 개 사보텐 매장에서 모은 메뉴 피드백을 전달하면 아워홈이 추가 연구를 진행해 제품을 개발하고 보완하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아워홈은 사보텐의 메인 메뉴인 돈가스와 샐러드 소스뿐 아니라 돈가스용 고기 가공까지 독점적으로 맡아 왔다.
○ 구본성-구지은 남매간 분쟁 점화되나
아워홈 측은 캘리스코와의 계약 내용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의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왔고, 현재 재계약 전 개선사항을 검토하고 논의해 보자는 의견을 전달했는데 캘리스코 측에서 회신이 없었다”며 “일방적인 거래 종료 통보 등 캘리스코 측 주장은 실제와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 경영을 독점하려는 오빠는 일정 지분을 보유한 나와 둘째언니를 경영권 안정의 불안요소로 보고 있다”며 양사 간 법적 분쟁의 배경에는 ‘경영권 갈등’ 요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 지분 20.67%를 보유하며 구본성 대표(38.56%)에 이어 2대 주주다.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0%를 보유 중이다.
이에 대해 아워홈 측은 “캘리스코 측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결 이후 공식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