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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 찬성 여론 급증… 힘받는 민주 ‘속전속결 전략’

입력 | 2019-09-30 03:00:00

펠로시 “휴회중에도 조사 진행”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조사 찬성”… WSJ “내달말 표결 가능할 수도”
트럼프, 민주당에 “야만인” 트윗… 시프 정보위장 향해선 “사임하라”




미국 민주당이 이르면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실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하원의 탄핵 조사 범위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뒷조사를 청탁했는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펠로시 의장은 27일 의원들에게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2주의 휴회 기간에도 조사를 계속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하원은 2주 안에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별대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미 우크라이나대사 등 전현직 관료 5명의 진술을 받는다. 뉴요커 등은 탄핵 조사 개시 당일인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당신은 내 조타실(my wheelhouse)에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WSJ는 “증인 구인, 체포, 벌금 등을 빠르게 처리하면 10월 말에도 표결이 가능하다”며 아무리 늦어도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원 435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집권 공화당에서도 탄핵 조사 찬성 여론이 늘고 있다.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네바다), 밋 롬니 상원의원(매사추세츠),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속전속결 전략은 최근 탄핵 찬성 기류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여론조사회사 해리스X의 26, 27일 조사에서는 “탄핵 조사 개시를 지지한다”는 답이 47%로 반대(42%)보다 높았다. 6월의 같은 여론조사 지지 응답률 35%보다 12%포인트 늘었다. 허프포스트-유고브의 24∼26일 조사에서도 탄핵 찬성(47%)이 반대(39%)를 앞섰다. 역시 이달 10, 11일 조사 때의 찬성 43%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을 ‘야만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창조하고 군대를 재건한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느냐. 마녀사냥을 끝내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에는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시프 정보위원장에게 ‘거짓말쟁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전 세계 1위 여성 프로골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49), 9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게리 플레이어(남아공·84),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골프를 쳤다. 지지자들에게 탄핵 조사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CNN은 백악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각국 정상과의 통화를 보관하는 통상적 체계가 아닌 국가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저장하는 별도의 기밀 체계에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윤태 oldsport@donga.com·정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