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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서가에서 숲의 향기 솔솔”

입력 | 2019-09-30 03:00:00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동아일보-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공동 캠페인
전주 인후비전 도서관의 탈바꿈… 11년돼 노후한 시설 리모델링
더 밝고 따뜻하고 포근해져… 이전에 없던 어린이실 따로 신설
서가-프로그램 공간 분리 불편 해소




27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비전 작은도서관 어린이실에서 함께 책을 읽는 아이들. 이 도서관은 최근 자료실과 열람 공간, 어린이실, 프로그램실을 따로 마련하고 가구를 원목으로 교체하는 등 노후한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제공

“나무 향기가 확 나서 마치 숲속에 온 것 같네요!”

새로 탈바꿈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비전 작은도서관에 27일 주민 조휘정 씨(41)가 들어서며 말했다. 동 주민센터였던 건물에 2008년 생겨난 이 도서관은 1만3000여 권의 장서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소통하는 사랑방 역할을 해 왔다. 11년이 지나며 시설은 차츰 낡아졌다. 그러던 차에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KB국민은행의 후원을 받아 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철제 서가를 비롯한 각종 가구를 모두 원목 소재로 바꿨다. 얼룩진 벽은 도배하고 노후 장비는 수리하거나 새로 마련했다. 손은경 도서관장(53)은 “더 따뜻하고 포근해졌다면서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이다. 6년째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조 씨는 “도서관이자 쉼터인 이 공간이 밝아져 기쁘다”며 웃었다.

인후비전 작은도서관 재개관식이 열린 27일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제공

기존에 없던 어린이실도 따로 만들었다. 도서관은 전라초등학교, 전주동중학교와 인접해있다. 인근 어린이집 원생들도 정기적으로 온다. 이날 열린 개관식에서 새 단장을 가장 격렬하게 반긴 이도 ‘도서관에서 떠든다’는 눈치를 더 이상 안 봐도 되는 아이들이었다. 이도원 군(전라초 2)은 “친구들과 놀면서 책을 볼 수 있는 어린이실이 새로 생긴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실은 서가 아래 구석 공간을 두고, 푹신한 빈백(bean bag) 의자를 마련해 아이들이 편하고 느긋하게 지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도 서가 공간과 분리했다. 기존에는 책을 읽으러 온 이용자들과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뒤섞여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한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KB국민은행의 후원을 받아 2008년부터 새로 만들거나 리모델링한 작은도서관은 이번이 79번째다.

전주=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