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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단됐던 ‘위안부 소녀상’ 전시 다음주 재개

입력 | 2019-09-30 14:49:00

일본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전시돼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NHK 캡처)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전시하다 중단된 예술제 기획전이 다음 주 재개될 전망이다.

NHK·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名古屋)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30일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기획전 운영위원이 낸 전시 재개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와의 화해가 성립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최대 규모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지난달 1일 개막한 올해 행사에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의 일환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과 한반도 침략 주범인 쇼와(昭和) 일왕(히로히토·裕仁)의 사진을 태우는 영상 등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 사실을 고발하는 작품들을 전시해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소녀상 등 전시에 따른 일본 우익세력들의 항의와 전시장 방화 등 테러 협박 때문에 행사 개막 사흘 만에 ‘표현의 부자유전’ 자체를 중단해버렸다.

이에 기획전 운영위원들은 이달 13일 나고야지방재판소에 소녀상 등의 전시 재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냈고, 트리엔날레 실행위 측 또한 이날 전시 재개에 동의하면서 화해가 성립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오무라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획전 운영위원들에게 Δ범죄·혼란을 유발하지 않도록 협력한다 Δ안전 유지를 위해 사전예약 순번제로 기획전 관람을 진행한다 Δ전시 중단 전과 같은 상태로 전시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필요한 경우 관람객을 위한 별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10월6~8일 중 전시 재개를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이치현은 ‘표현의 부자유전’ 중단 뒤 국내외 문화예술계로부터 “표현의 자유 침해”란 비판이 일자 제3자 검증위원회를 꾸려 전시 중단 결정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검증위는 지난달 25일 Δ소녀상 전시 중단은 급박한 위협에 따른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 게 아니다 Δ협박 등 위협을 피할 대책을 강구하고 전시방법 개선 등 조치가 취해지면 기획전을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중간 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날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측의 ‘표현의 부자유전’ 재개 결정과는 별개로 일본 정부는 “아이치현 등 주최 측이 (소녀상 등의 전시로) 원활한 예술제 운영에 문제가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도 당국에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이 행사에 대한 보조금 지원 계획(7800만엔·약 8억6700만원)을 취소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오는 10월14일 폐막한다. 따라서 다음주 소녀상 전시가 재개되더라도 관람객들이 전시회장에서 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간은 1주일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