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사건은 극악무도한 범죄" "사우디 지도자로서 전적인 책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명령한 적이 없다고 또다시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사우디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실질적 지도자로서는 책임이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빈 살만 왕세자는 29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 뉴스의 시사보도프로그램 ‘60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당신이 카슈끄지를 죽이라고 명령했냐“는 단도직입적인 사회자의 질문에 ”절대 아니다. 그건 극악무도한 범죄이다. 나는 사우디의 지도자로서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 특히 사우디 정부를 위해 일하는 개인들이 (살인을)저지른데 대해 그렇다“고 말했다.
카슈끄지 살인은 ’몇몇 개인들이 저지른 범죄‘라는 것이다.
그는 ’카슈끄지 살해작전에 대해 어떻게 당신이 몰랐을 수가 있나‘란 질문에 ”사우디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이 300만명이나 되는데 어떤 이들은 내가 그들이 매일 하는 일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300만명이 정부에서 두번째로 높은 사람(왕세자)에게 매일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살해 음모를 꾸민 사람들 중 2명이 당신의 가장 가까운 보좌관이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당신이 몰랐을 수 있나‘란 재차 질문에 빈 살만 왕세자는 ”지금 수사 중이다. 직책과 상관없이 유죄가 증명되면 예외없이 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미국 정부는 당신이 암살명령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는 ”미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고 반박하면서 ” 이런 범죄로 우리, 특히 사우디 정부가 겪은 고통은 당신이 상상할 수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명령을 내렸다는 정보가 있다면 ”앞으로 나와 공개적으로 밝혀라“라고 맞받아쳤다.
빈 살만 왕세자는 ’언론인이 신문 칼럼에서 정부를 비판했다고 해서 그게 살해당할 일이라고 보나‘란 질문에 ”그 어떤 저널리스트로부터의 위협도 없다. 사우디에 대한 위협은 사우디 언론인에 대한 이런 행동이다. 사우디 영사관에서 일어난 그 일은 극악무도한 범죄였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터키 데일리사바, 알자지라 등이 입수해 보도한 음성에는 사우디 공작원 15명이 피살 사건이 벌어졌던 작년 10월2일 오후 1시께 나눈 대화가 상세히 들린다. 녹취 파일에는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들어서기 전 그의 사체를 처리할 방법을 논의하는 대원들의 목소리부터 그를 암살한 뒤 시신을 훼손하는 톱소리까지 나온다.
데일리사바에 따르면 이 음성은 터키 국가정보기구(MIT)가 사건 발생 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