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지진으로 갈라진 한동대 건물.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사지원 정책사회부 기자
기상청이 지난해부터 3년 목표로 예산 약 12억 원을 들여 온사이트 경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온사이트 경보 시스템은 지진 발생 후 재난문자가 송출되기까지 지역에 따라 7∼25초 걸리던 것을 5초 이내로 줄여준다.
기존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은 여러 관측소의 데이터를 종합해 기상청이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반면 온사이트 경보는 단 하나의 관측소에서 지진이 감지되면 바로 경보가 울리는 원리다.
지진으로 잘못 탐지한 비율도 높았다. 경보가 울린 1212건 중 지진이 아닌 소음을 지진으로 탐지하는 등 ‘오탐지’도 498건(41.1%)에 달했다.
정확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신속성을 강조하는 지진 경보의 특성상 온사이트 경보 시스템의 오탐지 비율이 다소 높을 수는 있다. 한 개의 관측소 정보만을 이용해 빠르게 전달하다 보면 불확실성이 커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기술 연구 종료가 불과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기술이 실제 국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또 지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보로 큰 피해를 예방할 수도 있지만, 여러 번의 오경보로 시민들의 경계심을 낮출 수도 있다.
기상청은 2020년 기술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만큼 남은 기간 동안 정확성을 높이는 여러 기술을 접목하겠다고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더욱 정밀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과거 한국에서 지진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2017년 11월 경북 포항 지진 이후로는 내륙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온사이트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만 개발된다면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 있다.
사지원 정책사회부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