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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닦이 한인부부 성공신화 ‘포에버21’ 끝내…

입력 | 2019-10-01 03:00:00

1980년대초 美이민 가 창업, 세계 800개 매장 의류회사 성장
온라인 쇼핑몰 부상에 경영 위기… 자금난 못넘고 결국 파산 신청




재미교포 부부가 세워 ‘미국판 동대문 성공 신화’로 불렸던 의류업체 포에버21이 결국 파산 신청을 했다.

30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포에버21은 자금난으로 지난달 29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기업은 법원 감독 아래 채무 상환을 일시적으로 연기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CNN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포에버21의 미국 내 600여 개 상점 가운데 178개가 폐업에 동의했다. 포에버21은 고객에게 보내는 성명에서 “어느 상점들이 문을 더 닫을지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이는 점포주들과 논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상당수 가게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운영할 것이며 더 이상 미국 내 주요 점포를 철수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포에버21이) 미국 내 점포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 위치한 점포 대다수도 폐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에버21은 1981년 캘리포니아로 이민 간 재미교포 장도원 씨와 그의 아내 진숙 씨가 1984년 설립한 의류 브랜드다. 이 회사는 미국 5대 의류회사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해 왔다. 부부는 과거 생계를 위해 접시 닦는 일을 했을 정도로 가난했지만 수조 원대 자산가로 성장해 국내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성공 신화를 썼던 포에버21이 위기를 맞은 것은 온라인 쇼핑몰의 부상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높은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자금난을 겪게 됐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설립자 부부의 딸인 린다 장 부회장은 이번 성명에서 “파산 신청은 회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하고 필수적인 단계다. 우리 사업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