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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작가-작품 줄었지만, 관객은 역대급 ‘핫한’ 반응

입력 | 2019-10-01 03:00:00

막내린 한국아트페어가 남긴 것
닷새동안 8만명 찾아 ‘사상 최다’… 판매액 310억 작년보다 10.7%↑
토크 라운지 등 관객친화 행사 인기




9월 25일 개막해 닷새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KIAF 제공

국내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의 관객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올해 관객은 8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0% 늘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VIP 프리뷰로 지난달 25일 문을 연 키아프는 닷새 동안 17개국 갤러리 157곳에서 미술품 1만여 점을 선보인 후 29일 막을 내렸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은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아틀란티스’(70만 달러·약 8억 원)와 ‘최고가 작품’인 루마니아 작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프린세스 X’(739만 달러·약 87억5000만 원)였다. 페이스갤러리에서 선보인 ‘아틀란티스’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12장을 겹쳐서 만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도 볼 수 있는 터렐의 작품은 대규모 설치로 유명하지만 키아프에서는 장소 특성상 작은 규모로 설치됐다.

브랑쿠시의 작품은 독일계 디갤러리가 선보였다. 군더더기 없이 감각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브랑쿠시는 현대 조각의 아버지로 불린다. 프랑스 보나파르트 가문의 공주가 고개를 돌린 옆모습을 표현한 조각은 8개 에디션 중 하나다. 역사적 가치를 지닌 만큼 해당 조각 대부분은 파리 퐁피두센터 등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가 처음 참여해 제프 쿤스, 도널드 저드, 앨리스 닐 등 동시대 ‘핫한’ 작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한결 차분한 분위기였다. 미술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화려한 작품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주최 측도 관객 친화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B홀 내부에 새롭게 토크 라운지를 조성해 11개 강연을 했다. 전문가 강연은 물론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김찬용 도슨트와 ‘방구석 미술관’의 저자 조원재의 토크가 인기였다. 일부 강연에서는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객이 서서 듣기도 했다.

1950년대부터 1979년 사이 국내 구상 작품을 선보인 ‘한국근대회화, 역사가 된 낭만’ 특별전도 미술 초심자에게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권옥연 김환기 박생광 박수근 변관식 이중섭 임직순 황용엽 등 작가 26명의 작품 38점이 판매와 상관없이 전시됐다. 전시 기간에 방탄소년단의 RM과 뷔, 배우 전지현 소지섭, 가수 나얼이 찾은 것도 화제가 됐다. 판매액도 310억 원으로 지난해(280억 원)보다 10.7% 증가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