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포항시-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첨단기술사업화센터 착공식 열어 SiC전력반도체산업 전초기지 역할… 미래 신산업 개척에 크게 기여 기대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가속기연구소 과학관 옆에서 열린 첨단기술사업화센터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미래 첨단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연구개발 및 산업특구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철강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은 최근 포항시 남구 지곡동 가속기연구소 과학관 현장에서 첨단기술사업화센터 착공식을 열었다. 센터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SiC는 열에 강하고 유리보다 10배 이상 단단한 게 장점이다. 금속 가공용 공구나 항공기용 타이어 브레이크 등에 주로 쓰인다. 이를 활용한 전력반도체는 고전압, 고출력 및 고주파 응용 분야에 적합한 차세대 소자(素子)로 꼽힌다.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에 주로 쓰이는데 미국 울프스피드, 독일 인피니온, 일본 롬사(社) 등이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해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포항시는 이 센터가 국내 첨단 기술 소재, 소자, 모듈 기업을 지역에 집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기업에 지원해 반도체와 센서,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인프라 구축 사업 선정에 따라 최첨단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관련 기업 유치뿐만 아니라 지원 사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첨단기술사업화센터를 거점으로 전력반도체, 스마트센서 등 첨단 소자 기술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R&D)을 지원해 미래 신산업 개척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포항에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인프라가 잇따라 들어선다.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옆에서는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연면적 1만여 m²에 4층 규모다. 내년 4월 완공이 목표. 2016년 가동을 시작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제약 산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방사광가속기는 살아 있는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한다. 질환을 억제하는 맞춤형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포항 소재)은 최근 영일만산업단지에 안전로봇 실증시험센터를 건립하고 이달 준공식을 연다. 소방과 인명 구조, 통합관제 같은 일을 담당하는 로봇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로봇의 핵심 부품을 개발하는 연구 및 성능시험 공간과 재난 현장이나 이와 비슷한 환경에서 시제품을 시험하는 장비와 시설을 갖췄다.
미래 인재 육성도 시작한다. 포스텍은 내년 봄 학기부터 인공지능(AI) 대학원을 개설한다. 매년 신입생 50명을 선발해 2023년까지 200명 이상의 AI 전문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를 비롯해 포항경제자유구역, 포스코벤처밸리 등 다양한 과학산업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충하는 포항에 AI 전문 인재가 배출되면 미래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