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장 전통시장 진출기]<5> ‘거동탕수육’ 김지훈 대표
스무 살 때 무작정 토스트 장사에 나섰다가 쓴맛을 경험하고 한참 뒤에야 어릴 적 꿈꿨던 음식점 사장으로 작은 성공을 경험한 거동탕수육 김지훈 대표. 그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기본을 잃지 않는 자세로 동해시의 자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실제로도 그렇다. 평일 유동 인구는 많지 않지만 주말에는 인근 묵호항, 망상해변, 일출의 명소인 추암촉대바위 등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70여 년의 전통을 지켜 가면서도 고객 편의를 위해 노후화된 화장실 등을 신축하고, 주차장 공간을 확보했다.
시장 정문 초입에 ‘거동탕수육’ 매장을 오픈한 김지훈 대표(35)는 요식업 창업의 꿈을 이곳 동해에서 펼쳤다. 대형마트 매장에서 8년 가까이 근무하며 점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김 대표는 2016년 어린 시절 꿈꿨던 요리사가 되기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준비 없이 회사를 그만둔 건 아니었다. 이미 그는 스무 살 때 푸드트럭을 구매해 토스트 장사를 했다가 ‘망한’ 경험을 ‘밑천’으로 갖고 있었다. 게다가 대형마트에서 근무해 봤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는 어떻게 해야 하고, 재료 유통과 구입 및 관리, 신선도 유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충분한 노하우를 체득했다. 김 대표는 “처음 푸드트럭을 할 때는 손님들에게 ‘어서 오세요’라는 말도 못 했다. 아무 준비 없이 장사를 하면서 겪은 낭패가 하나둘이 아니다. 장사는 역시 기본부터 제대로 익히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전국 축제나 야시장에 탕수육 메뉴는 없더라고요. 그러면 뭔가 차별화된 탕수육을 만들어보자고 고민하던 차에 그해 동해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청년몰 운영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맞은 장사 3년째. 현재는 문어탕수육의 맛은 물론이고 매출 관리에서 차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될 정도로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이 꽉 차고 쫄깃하게 알맹이가 씹히는 독특한 탕수육의 면모를 찾았다. 대형 백화점에도 일시 팝업스토어로 입점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나 앱 등에서의 온라인 주문도 크게 늘어났다. 올해 성수기에는 월평균 1500만 원 가까이 매출을 올렸다. 무엇보다 주변 유통업자들과 친분을 쌓고,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맞춤 재료를 공급받게 된 것이 기쁘다.
“등심이 3이면 문어는 1의 비율로 튀겨요. 지인의 도움으로 경북 안동의 한 정육점에서 문어 크기에 맞춰 자른 신선한 등심을 1주일에 3번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더 풍성한 탕수육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죠.”
“어린 시절 망한 경험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절대 자만하진 않겠습니다.”
진심 어린 각오를 듣고 나니 탕수육을 만들다가 양쪽 팔에 수없이 기름이 튀어 생긴 화상 흉터가 유난히 더 선명해 보였다.
▼ ‘탕수육 혁명’ 경쟁력 원천… 스토리 입히면 금상첨화 ▼
이정희 중앙대 교수
○ 칭찬해요
② 차별화된 마케팅=일반 탕수육은 돼지고기가 주재료인데, 거동탕수육은 동해에 위치한 음식점의 특성을 반영했다. 문어와 돼지고기를 써서 기존 탕수육과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③ 돋보이는 상인 정신=소비자가 원하는 메뉴의 차별화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도전과 혁신 정신이 잘 엿보인다. 푸드트럭과 대형마트 점장으로 음식 사업에 대한 간접 체험을 했고 또한 창업 실패 경험도 있어서 마음의 준비가 잘되어 있다는 게 김 대표의 경쟁력이다.
○ 아쉬워요
② 스토리를 강화하는 마케팅 노력 강화 필요=동쪽바다중앙시장에 위치한 거동탕수육은 동해바다, 전통시장, 문어탕수육을 주요 소재로 해서 앞으로 동해를 찾는 관광객이 꼭 맛봐야 하는 음식으로 스토리를 더 발굴해 간다면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전통시장 전용 모바일상품권도 있어요” ▼
5000원부터 10만원까지 5종, QR코드 결제… 10% 할인 혜택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최근 국내외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확산됨에 따라 고객 편의에 맞춘 전통시장 전용 ‘온누리 모바일상품권’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종이 온누리 상품권은 지정된 금융기관(시중 14곳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방문해 구매해야 한다. 모바일 상품권은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지정된 참여기관(은행·결제사) 결제 앱을 통해 개인 계좌 출금 방식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상품권은 5000원, 1만 원, 3만 원, 5만 원, 10만 원으로 원하는 권종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온누리 모바일상품권 운영 안정화를 위해 가맹 홍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단 고객의 사용처 확대를 위해 주요 시장 300여 곳에 우선 가맹을 유도하고 점진적으로 전국 전통시장 및 상점가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가맹신청 및 사용 관련 문의는 제로페이 콜센터, 중소기업통합콜센터.
동해=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