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 &테크]인공지능, 치매 해결사로 부상
○ 치매 예방·예측·진단하는 AI
“이것은 계절이고 개나리, 냉이, 개구리를 보면 생각나요.”
정답은 ‘봄’이다. 각기 다른 단어들이 내포한 공통점을 파악하는 문제다.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가 함께 만들어 1일 공개한 AI 기반 치매 예방 서비스 ‘두뇌톡톡’의 출제 문제 중 하나다. 두뇌톡톡은 주요 대학병원과 치매안심센터 등 10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인지 능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을 음성기반 AI 서비스 ‘누구’로 구현한 서비스다.
치매 예측과 진단에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네이버는 지난달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과 AI로 치매를 정밀 예측하고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연구단이 보유한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AI로 분석하는 알고리즘과 이를 이용한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의료 분야 IT 전문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도 지난해 뇌 MRI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두뇌 건강을 체크하는 ‘인브레인’ 솔루션을 내놨다.
한국보다 노인 인구 비중이 더 높은 일본에서도 AI를 치매 예측이나 진단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현지 기업 텍트시스템스는 최근 목소리만 듣고 치매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음성의 주파수와 고저 변화 등 1000가지가 넘는 특징을 AI가 분석해 치매 가능성을 판정한다.
○ 치매환자 ‘돌봄 로봇’ 개발도 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경증 치매환자 돌봄 AI 로봇 ‘마이봄’. KIST 제공
치매 환자가 늘면서 이들을 돌보는 데 드는 수고를 덜 수 있는 AI 기반의 ‘돌봄 로봇’ 개발도 빠르게 느는 추세다. 중앙치매센터가 3월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8’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70만5473명으로 유병률이 10%에 이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테스트 중인 ‘마이봄’은 경증 치매환자를 위한 돌봄 로봇이다. 고성능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치매 환자를 알아보고 생활을 보조한다. 화장실을 안내해 주거나 식사, 투약 시간 등을 잊지 않게 알려주는 식이다. ‘인공신경망’ 기반 AI 기술로 화장실을 가던 환자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향할 경우 침착하게 다시 화장실로 안내하는 등 사람과 유사한 생활 보조가 가능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누워 있는 치매 환자를 일으키거나 안아 올리는 등 중증 환자를 위한 로봇과 거동이 불편한 치매환자의 가사를 대신하는 로봇 개발도 활발하다”며 “노인 인구가 늘수록 AI의 쓰임새도 함께 늘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