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골퍼 김비오가 KPGA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무릎 꿇고 사과하고 있다. 성남=뉴스1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
프로 골퍼 김비오(29)는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는 “제 잘못된 행동 하나로 많은 분에게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감정에 북받쳐 눈물도 흘렸다.
1일 경기 성남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빌딩에서는 김비오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불과 이틀 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했던 김비오는 초췌한 모습으로 상벌위에 출석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 김비오는 현장에 있던 갤러리들에게 “예민했던 상황에서 좋지 못한 행동을 했다. 프로 선수로서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모든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필 반성문을 올리며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KPGA 상벌위원회는 이날 김비오에 대해 3년(2019년 10월 1일∼2022년 9월 30일) 자격 정지와 함께 1000만 원의 벌금이라는 사상 초유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미 2승을 거뒀지만 상금 랭킹, 제네시스 포인트 랭킹 등 모든 기록 순위에서 제외된다.
20대 초반 김비오는 심장병을 이겨낸 골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운드 도중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자주 보여 호감을 얻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했을 때도, 투어 카드를 잃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도 팬들은 그를 응원했다.
인기 하락에 시달리던 한국 남자 골프는 김비오가 올해 4월 NS 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모처럼 우승하자 희망을 부풀렸다. 여자 골프에 비해 소외받고 침체를 겪던 남자 골프가 김비오라는 스타를 통해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였다.
이번 사건은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닐지 모른다. 손가락 한 번 잘못 놀린 대가는 너무나 크다. 김비오 개인은 물론이고 남자 골프와 팬들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이헌재 스포츠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