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스원’ 11명 최종 선발때… 문자투표 의외결과 나오게 조작 경찰, 연예기획사 5곳 압수수색… 제작진-업체 뒷돈거래 여부 추적 기획사 지분구조도 조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듀X를 통해 데뷔한 그룹 ‘엑스원’ 멤버들이 속해 있는 연예기획사 5곳을 1일 압수수색했다. 올해 7월 19일 막을 내린 프듀X에서는 시청자 투표로 상위 11명의 연습생을 최종 선발한 뒤 이들로 구성된 그룹 ‘엑스원’을 만들었다. 경찰이 1일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은 연예기획사들은 생방송 당시 시청자들이 실제로 투표한 수보다 높은 순위로 뽑힌 정황이 있는 멤버들의 소속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듀X의 투표 조작 의혹은 마지막 생방송 때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고 순위 득표수 배열에서 규칙성이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앞서 7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 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엠넷은 CJ ENM 계열의 음악 전문 방송 채널이다. 경찰은 또 프듀X 제작진 중 한 명이 투표 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프로그램 제작진과 연예기획사 사이에 오간 자금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거래 기록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순위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또 다른 연예기획사의 총괄 프로듀서는 CJ 계열사의 한 업체에서 제작총괄이사로 2009년까지 근무한 경력이 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연예기획사 중에는 CJ ENM의 투자 지원을 받고 있는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프듀X와 그 이전에 방송된 프로듀스 시리즈 시즌 1, 2, 3프로그램에 대한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CJ ENM 내 프듀X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 업체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2017년 방영된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 학교’의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아이돌 학교’ 시청자들은 방송 당시 데뷔가 유력했던 연습생들에게 투표한 것보다 제작진이 공개한 투표수가 적게 나왔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시청자들은 지난달 6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문자투표 원본 데이터 보관 업체 등을 지난달 21일 압수수색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