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 위업 라시츠케네… 러시아 제재로 개인자격 출전해 성별 논란 세메냐 빠진 여자800m… 랭킹 10위 나카아이 깜짝 금메달
2m04 ‘훌쩍’ 마리야 라시츠케네가 1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2m04 바를 뛰어넘고 있다. 라시츠케네는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높이뛰기 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도하=AP 뉴시스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러시아의 마리야 라시츠케네(26)가 1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04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2015년 베이징, 2017년 런던 대회에서도 우승했던 라시츠케네는 이 종목에서 세계육상선수권 3연패를 달성했다. 대회 사상 최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헤스트리 클로이테(41)가 2001년과 2003년, 크로아티아 출신 블란카 블라시크(36)가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라시츠케네는 우크라이나의 야로슬라바 마후치흐(18)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마후치흐 역시 라시츠케네와 같은 2m04를 뛰었지만 결선 1차 시기에서 성공한 라시츠케네와 달리 마후치흐는 3차 시기에서 성공해 2위가 됐다. 라시츠케네는 “마후치흐가 좋은 경기를 했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3차 시기에서 은메달이 확정된 뒤 남은 기회를 포기한 마후치흐는 “나는 아직 어리고 더 많은 기회가 있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3연패를 달성했지만 라시츠케네의 우승은 2017년 런던에 이어 다시 ‘개인 기록’으로 남는다. 러시아 육상은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로 2015년 11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모든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금지 징계를 받았다.
한편 성별 논란으로 캐스터 세메냐(28)가 출전하지 못한 여자 800m 경쟁에서는 우간다의 할리마 나카아이(25)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최고기록 1분58초39로 이 종목 세계랭킹 10위에 올라 있던 나카아이는 이날 자신의 최고기록을 0.35초 끌어당긴 1분58초04로 우승했다. 마지막 100m를 남겨두고 막판 스퍼트를 낸 나카아이는 50m를 남기고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에이지 윌슨(25)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