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정책 보완방안’ 발표
정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입법예고가 끝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보완해 10월 말 공포·시행한다.
○ 둔촌주공, 신반포3차·경남 등 분양 서두를 듯
정부는 재건축·재개발·지역주택조합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6개월 안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끝내면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직 일반분양(입주자 모집) 단계에 이르지 못한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내년 4월 말 이전에 서둘러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4월까지 분양을 하게 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고 분양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정부는 상한제 적용 대상을 기존 시군구 단위에서 동 단위로 좁히는 ‘핀셋 규제’를 이날 발표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전국 31개 투기과열지구는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가능한 상태인데, 이 중에서 일반분양 예정물량이 많거나 분양가 관리 회피를 위한 후분양 단지가 확인되는 동을 중심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같은 동에 많은 아파트 단지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사실상 개별 아파트 단지별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추가 대책으로 단기적인 공급 축소 부작용은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현재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받았지만 아직 분양(입주자 모집) 단계에 이르지 못한 단지는 서울의 경우 61개 6만8000채 규모”라며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면 이들 중 상당수가 분양에 나서 공급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핀셋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등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당장은 공급이 많아져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공급 위축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유예 조치가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결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 시가 9억 원 초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강화
정부는 주택을 한 채만 갖고 있어도 시가가 9억 원을 초과하면 이달 말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공적보증(민간보증은 가능)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도 이날 발표했다. 기존에는 2주택자나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 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에게만 전세대출을 제한했다. 전세를 안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 투자’를 잡겠다는 조치다. 서울의 경우 ‘갭 투자’ 비중이 6월 이후 매월 전체 거래의 50%를 넘어선 상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국토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주택 편법 증여와 자금출처 의심사례를 조사한다. 내년부터는 국토부를 중심으로 상시조사체계도 운영한다. 특히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와 마포 용산구 등지에서 대출을 과도하게 받아 고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소위 ‘업계약’이나 ‘다운계약’이 의심되는 사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8, 9월 실거래가 신고분 가운데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1200여 건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이새샘 iamsam@donga.com·유원모·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