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홍콩 도심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18세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고 쓰러졌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중태인 것으로 알려진다.(출처 = 조슈아 웡 트위터) © 뉴스1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총격은 전날 오후 4시쯤 취안완구에서 벌어진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했다.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몽둥이를 든 시위대가 경찰을 포위하자 한 경찰관이 권총을 빼들어 자신을 공격하는 시위대를 향해 가까운 거리에서 실탄을 발사했다. 그는 발포하기 전 시위대를 발로 가격하기도 했다.
경찰 총격에 쓰러진 중학생 피해자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뉴스1
SCMP는 피해자가 폐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몸에 박힌 탄환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총탄은 다행히 심장을 빗겨갔다. 현재 수술은 끝났지만 피해자 의식은 없는 상태로 알려진다.
17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발포한 실탄에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홍콩 경찰은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정당방위였다는 입장이다. 경찰 대변인은 “경찰관은 자신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판단,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가해자를 향해 한 차례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어떤 위협을 받아 실탄을 쐈는지에 대한 이유, 또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경찰관의 신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홍콩 경찰이 자신을 공격하는 시위대원을 향해 권총을 겨누고 있다. (홍콩대학 학생회 제공 영상 캡처) © 뉴스1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18세 소년에게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민주파 야당의원 24명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근접 사격은 경찰의 자기 방어라기 보다는 공격으로 보인다”며 “많은 경찰이 통제불능 상태로 시위대, 의료진, 취재진 등을 함부로 대했다”고 비판했다.
홍콩 사회운동가 조슈아 웡은 트위터를 통해 “경찰의 실탄 발사는 분명히 계획돼 있던 조치”라며 국제사회가 이번 사태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