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완공된 새문안교회 새 예배당은 1280평( 4231㎡) 규모의 대지에 지하 5층, 지상 13층 높이의 장엄한 건축물이다. 왼쪽의 종탑 부분은 랜드마크 교회 건물로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보이게 앞으로 나와 있지만 본당 건물은 뒤로 깊숙이 빠져 교회 앞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광장으로 만들었다. 정면의 39개 작은 창문은 구약성서 39권을, 광장의 27개의 불빛은 신약성서 27권을 상징한다. 덕분에 이 건물은 밤이면 은하수처럼 은은한 빛으로 반짝거린다. 윤준환 사진작가 제공
―교회 건물로 국제적 건축상을 받는 경우는 드문데….
―‘무창(無窓)의 건축’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절제된 창이 인상적이다.
“새문안교회는 언더우드 목사가 1886년에 세운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다. 한국 개신교회의 어머니 교회로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을 부드러운 곡선 벽면으로 형상화했다. 교회 앞마당에서 올려다보면 하늘로 열려있는 문을 상징하기도 한다. 정면의 작은 창문들은 밤이면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은하수처럼 반짝이는데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광화문 쪽에 설치된 전면 유리창에는 자세히 보면 십자가 문양이 숨겨져 있다.”
새문안교회의 베이지색으로 보이는 돌은 화강암의 일종인 중국산 사비석이다. 돌 사이에 낀 철분에 녹이 슬면 전체적으로 발그스름한 베이지색을 띠게 된다고 한다. 이 교수는 “돌마다 색깔이 달라 저렴한 재료이지만, 잘 섞어서 쓰면 고상하고 역사성 있는 건물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새문안교회 본당의 내부 모습. 일반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스피커와 스크린은 없애고 교회 외관처럼 부드러운 곡선으로 제작한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했다. 윤준환 사진작가 제공
“현대의 개신교회는 너무 극장식이다. 스크린에서 화면이 나오고, 대형 스피커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개신교회가 원래의 경건한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피커를 안으로 감췄고 화면은 없앴다. 작곡가 홍난파, 김동진이 새문안교회 성가대 지휘자를 맡았을 정도로 음악적 전통이 강해 전자오르간 대신 파이프오르간을 설치했다.”
이은석 교수
“독일 바우하우스의 첫 카탈로그 표지에는 고딕성당이 그려져 있습니다. 건축을 통해 과학, 회화, 음악 등 모든 예술을 통합하자는 뜻이었죠. 현대건축은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데 집중하는데 교회 건축가는 정신적, 심리적, 상징적인 것을 포괄하는 복합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