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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표현 써온 靑, 이번엔 軍보다 먼저 “SLBM 유력”

입력 | 2019-10-03 03:00:00

[北 SLBM 도발]
北미사일 발사 40분뒤 NSC 개최… 북미 실무협상 앞 도발에 당혹




청와대는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40분 만인 오전 7시 50분경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개최했다. 청와대는 “오늘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발사체’ 등의 유보적인 표현을 써 왔던 청와대가 이번에는 군보다 먼저 SLBM이 유력하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SLBM이 기존의 단거리 미사일 등과는 차원이 다른 도발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미(對美) 기습 타격 전력인 SLBM은 미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무기다. 청와대 내에선 북-미 실무협상 직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대폭 높인 데 대한 당혹스러움도 감지됐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원들은 5일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이러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강한 우려를 표하고, 북한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앞으로 다가온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번 도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큰 협상이나 결정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였던 것의 연장선으로 보이지만 섣불리 그 의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의 이날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SLBM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지만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있기 전까지 우리 정부가 미리 나서진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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