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스포츠동아DB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최고의 활약으로 개천절(3일)을 열어젖혔다. 특히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수비수 피르힐 판 다이크(리버풀)를 농락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뛰는 황희찬은 이날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펼쳐진 리버풀과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헹크(벨기에)와 1차전에서 1골·2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강호 리버풀을 상대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리버풀의 UCL 홈경기 무실점 행진을 5경기에서 멈춰 세운 황희찬의 만회골은 여러모로 의미를 더했다.
이로써 황희찬은 올 시즌 공격포인트를 6골·10도움(정규리그 4골·6도움, 컵대회 1도움, UCL 2골·3도움)으로 늘리며 최고의 시즌을 이어갔다. 특히 UCL에서는 공격포인트 5개(2골+3도움)를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황희찬. 스포츠동아DB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7연승의 리버풀은 잘츠부르크가 상대하기엔 벅차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한 돌파와 드리블을 앞세워 멀티 공격포인트를 따내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0-3으로 뒤진 전반 39분, 리버풀 수비의 핵인 반 다이크를 완전히 속이며 기록한 골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황희찬이 세계 최고 중앙 수비수 중 하나인 반 다이크에 두통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후반 11분에도 미나미노 타쿠미의 추가골을 도운 정확한 크로스를 선보였다.
잘츠부르크는 3-3에서 무함마드 살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3-4로 패했지만 황희찬의 활약만큼은 모두들 인정하고 있다. UEFA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황희찬이 패배에서도 빛났다. 넘치는 에너지에서 훌륭한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황희찬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결과는 좋지 않지만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팬들의 큰 응원에 감사드린다. 늦은 시간에도 많이 응원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활짝 웃는 사진을 남겼다. 1승1패(승점 3)의 잘츠부르크는 24일 나폴리와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