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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실수는 없다, 쾌속질주 시작한 ‘광토마’ 이형종

입력 | 2019-10-03 17:42:00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와일드카드 1차전 경기가 열렸다. 1회말 1사 2루에서 LG 이형종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김호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LG 트윈스 이형종(30)이 가을 야구와의 악연을 확실히 끊어냈다. 이제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광토마’에겐 더욱 높은 곳을 향해 최고의 속도로 질주하는 일만 남았다.

“1차전에서 끝내고 싶다”던 LG의 바람은 마침내 이뤄졌다. 클린업 트리오의 출발점을 맡은 이형종이 ‘맹타’로 동료들의 꿈을 그라운드 위에 실현해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형종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3년 전 가을,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포스트시즌(PS) 엔트리에서 조기 탈락했던 이형종은 이제 자신의 손으로 팀을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에 올려놓을 만큼 강해졌다.

그동안 이형종에게 가을은 상처로 얼룩진 계절이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던 2016년,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형종은 WC 2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천금의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부담감을 견디지 못했다. 이날 팀은 1-0 승리를 거두고 준PO에 진출했지만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이형종은 준PO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악바리’ 이형종은 이를 더욱 악물었다. 그는 2017~2018시즌을 통해 주전 외야수로 입지를 굳혔지만 팀이 거듭 PS 진출에 실패하면서 만회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3년을 기다린 끝에 알을 깨고 나왔다. 3일 이형종은 NC 배터리의 의지를 확실히 꺾었다. 함께 외야진을 이루는 이천웅과의 시너지가 빛을 발했다. 1회 중전 안타를 때리고 나간 선두 타자 이천웅이 정주현의 희생 번트로 2루를 밟았고, 이형종이 좌전 안타로 선행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선취 결승 타점을 뽑았다. 2-0으로 앞선 4회엔 이형종의 쐐기 타점까지 보태졌다. 1사 주자 2루 상황에서 3루수 옆을 지나 좌익수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뽑았다. 이때 이천웅이 다시 한번 홈을 밟았다. 이날 팀 공격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둘은 줄곧 주인공을 맡았다. 8회부터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이형종은 9회 초 2사 이후 마지막 뜬공 타구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클린업 트리오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 경기였다. 올해 이형종은 정규시즌을 치르며 팀 내 토종 장타율 1위(0.442)를 기록했다. 투고타저의 새로운 흐름 속에서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13홈런의 기록을 2년 연속 달성해냈다. 덕분에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줄 기회도 많았다. 3번 타자로 227타석을 소화한 그는 56득점에 63타점을 겸하며 팀 타선의 기둥 역할을 했다. 한 단계 향상된 기량으로 밟은 WC무대에서 이형종은 가을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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