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마음 같아서는 직접 물을 퍼내서라도 도움이 되고 싶죠.”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이 열린 3일 잠실구장. 경기 전 만난 KBO 직원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날(2일)까지만 해도 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린 탓에 3일 경기 개최조차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일 아침부터 거짓말처럼 하늘이 갰고, 비는커녕 강렬한 햇빛이 3일 잠실구장에 가득했다.
하지만 원정팀 NC 선수단의 표정 한편에는 다소 근심이 서려있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 NC의 홈구장 창원을 포함한 경상도권이기 때문이다. NC 관계자는 “이날 잠실구장으로 원정을 오시려던 팬들 가운데 태풍 피해로 못 오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모쪼록 큰 피해 입은 분 없이 수습됐으면 좋겠다”고 염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모창민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직접 물을 퍼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WC전 승리로 상심에 빠진 창원 팬들에게 미약하게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석민 역시 “상심에 빠진 팬들이 많으실 텐데, WC 2경기를 모두 승리해 가을야구를 창원까지 가져가겠다. 그걸로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드러냈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B Strong, 2017년 휴스턴은 Houston Strong이라는 패치를 가슴에 품은 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2013년 4월 보스턴 국제 마라톤에서 일어난 끔찍한 폭탄테러, 그리고 2017년 8월 휴스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표어였다. 허울뿐인 ‘지역사회 공헌’에서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와 한 몸으로 뛰겠다는 각오의 상징이었다.
올해 NC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이들의 행보는 WC 1차전 1-3 패배로 일찍 끝을 맺었지만, 창원 팬들을 향한 진심만은 분명히 느껴졌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