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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발사’ 北미사일, 신형 SLBM 북극성-3형…원거리 타격능력·파괴력↑

입력 | 2019-10-03 20:00:00


북한이 2일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잠수함탄도발사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북극성-3형을 북미 실무협상을 이틀 앞둔 3일 처음 공개한 것. 북극성-3형은 기존 SLBM ‘북극성-1형’에 비해 사거리가 늘어나고 탄두 역시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로 바뀌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과 파괴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극성-3형은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아직 북한이 7월 공개한 3000t급(추정) 신형 잠수함에 탑재해 실전 사용할 수준까지는 SLBM 기술이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형을 보면 북극성-1형에 비해 실전형으로 진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직경은 1.4~1.65m로 추정된다. 북극성-1형에 비해 0.3m 이상 커졌다. 길이도 2~3m 길어졌다. 북한이 고체연료 탑재량을 늘려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미사일 “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극성-3형에 500kg짜리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최대 2200km를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성-1형의 최대 사거리가 1300km였는데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대 사거리가 5000km에 달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한반도 근해에서 발사할 경우 미 전략폭격기 B-52 등이 배치된 괌은 물론 알래스카까지도 타격 범위에 들어가는 사거리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 잠수함 기술로는 한미일 감시망을 피해 미 본토 인근 해역까지 이동해 기습 타격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이 때문에 북극성-3형 개발 최종 목표는 동해 등 한반도 해역에서도 미 전략목표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5000km 이상일 것“이라고 했다.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사거리 8000km 이상인 SLBM을 탑재하려면 중국군의 시아급(6500t급) 잠수함을 보유해야하는데 북한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북한이 개발 중인 3000t급 잠수함에 5000km급 SLBM을 탑재하는 건 지금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탄두부가 뾰족해 탄두가 1개로 추정되는 북극성-1형과 달리 북극성-3형 탄두부는 대접을 엎어놓은 것처럼 끝이 뭉툭한 형태였다. 안에 여러 발의 탄두가 들어가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탄두가 떨어지면서 예측이 여러운 비행 경로로 방사되는 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요격 체계로의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SLBM 개발 과정에서 모방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SLBM JL-2은 최대 8개의 탄두가 들어간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SLBM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에 우려를 쏟아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SLBM은 2016년 북극성-1형 시험발사 때에 비해 역량이 훨씬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사거리가 중거리로 늘어난 데다 공해상에 나가 발사하면 괌은 물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