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잠수함탄도발사미사일(SLBM) ‘북극성-3형’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북극성-3형을 북미 실무협상을 이틀 앞둔 3일 처음 공개한 것. 북극성-3형은 기존 SLBM ‘북극성-1형’에 비해 사거리가 늘어나고 탄두 역시 요격이 어려운 다탄두로 바뀌는 등 원거리 타격 능력과 파괴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전술 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도 북한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극성-3형은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다. 아직 북한이 7월 공개한 3000t급(추정) 신형 잠수함에 탑재해 실전 사용할 수준까지는 SLBM 기술이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형을 보면 북극성-1형에 비해 실전형으로 진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직경은 1.4~1.65m로 추정된다. 북극성-1형에 비해 0.3m 이상 커졌다. 길이도 2~3m 길어졌다. 북한이 고체연료 탑재량을 늘려 사거리를 늘릴 목적으로 미사일 “집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극성-3형에 500kg짜리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최대 2200km를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성-1형의 최대 사거리가 1300km였는데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탄두부가 뾰족해 탄두가 1개로 추정되는 북극성-1형과 달리 북극성-3형 탄두부는 대접을 엎어놓은 것처럼 끝이 뭉툭한 형태였다. 안에 여러 발의 탄두가 들어가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탄두가 떨어지면서 예측이 여러운 비행 경로로 방사되는 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각종 요격 체계로의 요격이 어렵다. 북한이 SLBM 개발 과정에서 모방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SLBM JL-2은 최대 8개의 탄두가 들어간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북한이 SLBM 기술을 진전시키고 있는 것에 우려를 쏟아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SLBM은 2016년 북극성-1형 시험발사 때에 비해 역량이 훨씬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사거리가 중거리로 늘어난 데다 공해상에 나가 발사하면 괌은 물론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라고 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