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안심마을 조성사업’ 인기… 치안 인프라 확충해 불안감 해소 공원 밝아지며 시민들 산책 늘어나
1일 인천 계양구 계산체육공원을 찾은 주민들이 새로 설치된 가로등과 기온 등을 알려주는 다기능 폐쇄회로(CC)TV를 쳐다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 계양구 계산2동에 살고 있는 김선영 씨(42)는 요즘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인근 계산체육공원에서 산책한다. 지난해까지는 인천지하철 계산역에서 가까운 이 공원에 술 취한 노숙인이 많아 산책을 나서기가 무서웠다. 가로등도 많지 않아 혼자 공원을 걸으려니 두려움이 일었다.
지난달 이 일대에 가로등과 조명등이 새로 설치되고, 폐쇄회로(CC)TV가 생기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경찰이 공원을 자주 순찰하자 노숙인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 씨는 “공원을 산책할 때 느끼던 불안감이 사라졌다. 마음 놓고 걸을 수 있어 퇴근 뒤의 여가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이 추진하는 ‘안심마을 조성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이 사업은 범죄 발생 우려가 큰 지역에 치안 인프라를 확충해 주민 불안감을 줄이고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노숙인들이 낮에도 술을 마시고 싸우는 일이 벌어지자 공원을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줄기 시작했다.
인천경찰청은 6월 사회공헌사업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행 인천본부를 찾아가 이 공원의 치안 인프라 확충사업에 동참해 줄 것을 권유해 4000만 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계양구가 1억6000만 원을 내놓는 등 모두 2억2000만 원의 사업비가 확보됐다.
공원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간담회를 열어 공원에 필요한 시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공원 25곳에 가로등을 새로 설치하고, 산책로 바닥에 조명등을 설치하자 밤에도 환해졌다.
공원 안팎에 CCTV 12대를 설치해 여성들을 안심시켰다. 공원 주변 인도에 불법 주차된 차량에 대한 단속도 병행했다. 경인여대 학생들이 공원 담벼락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었다. 주민 기명수 씨(61)는 “지난달 사업이 마무리돼 공원이 밝아지고 안전해지면서 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 중구 운남동 원룸 밀집지역에서 하반기 안심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