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내년 D램 수요 20% 증가”… ICT업체들 공격적 서버 투자 서버용 D램 수요 31% 껑충… 올림픽 특수-5G 상용화도 호재 비메모리 1위 인텔 D램 도전장… 삼성-SK “초격차 기술로 수성”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에 빠져 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글로벌 이동통신기술 업체의 대대적인 클라우드 투자와 5세대(5G) 통신 서비스 본격화로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세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선제적인 투자로 격차를 벌려간다는 전략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D램 수요는 1455억 기가비트(Gb)로 올해(1207억 Gb)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터넷 데이터센터 서버에 쓰이는 D램 수요는 올해(330억 Gb)보다 약 31% 늘어난 451억 Gb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휴대전화에 쓰이는 D램(465억 Gb)에 육박하는 수치다. 메모리 반도체 D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가 휴대전화에서 서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의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 애저(Azure) 등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은 내년 1분기(1∼3월) 서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이 서버용 D램 수요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내년 도쿄 올림픽 특수와 5G 이동통신 본격화가 D램 수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5G를 활용해 올림픽 중계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휴대전화용 D램 수요도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융합전자공학부)는 “내년 여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5대 도시에 5G가 상용화되고 내년 말부터는 미국 유럽 등도 본격적으로 5G가 상용화되면서 서버 업그레이드를 위한 D램 수요가 2021년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 수요의 급증은 가격 반등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D램 시장이 공급과잉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각 기업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내년 1분기부터는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예측도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 기준)의 9월 평균 가격은 2.94달러로 8월 가격 하락세가 멈춘 뒤 두 달째 보합세를 이어갔다. 일본 수출 규제 여파로 반도체 재고를 미리 쌓아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 하락세가 멈춘 측면도 있지만,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선제적인 투자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시장 1, 2위를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존 최고 사양 대비 생산성이 20% 이상 높은 1z D램을 올해 안에 양산하기로 해 내년 반도체 시장 반등에 대비한 준비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을 겨냥해 저전력 낸드플래시, 고성능 컴퓨팅에 적합한 초고속 D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