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금메달에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건 종목을 막론하고 드문 일이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의 아픔은 한국 야구 구성원 전체에 교훈을 남겼다. ‘두 번째 김경문호’의 1기 명단에는 지난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61)은 2일 야구회관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제2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투수 13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6명 등 총 28명이 영예를 누린다. 예선 라운드가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승리를 향한 열망이 가득하다.
● 젊음, 그리고 스피드 갖춘 엔트리
평균연령도 대폭 어려졌다. 이번 대회 최고참은 1986년생 박병호(키움)다. 그 뒤로 1987년생 입단동기 양의지(NC), 차우찬, 김현수(이상 LG·김현수는 1988년 1월생),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등이 잇는다. 여기에 1988년생 김광현(SK), 양현종(KIA 타이거즈), 황재균(KT 위즈), 김재환(두산) 등을 중심으로 뭉쳐 있다. 대표팀 엔트리의 절반 가까이가 1986~88년생인 셈이다. ‘82세대’로 대표되는 198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또 다른 세대가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 균형 배려? 안배? 베스트만 추렸다
김 감독은 “28명의 정예 자원을 뽑았다. 국민 여러분이 많이 이해하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AG 당시 ‘군 미필’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의 발탁으로 홍역을 치렀다. 금메달이라는 성과에도 죄인처럼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구단 안배도 없었다. 두산 선수는 최다인 6명이 포함된 반면 한화 이글스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6~10위 팀 선수를 합쳐 6명인데, 두산과 같은 숫자다. 두산을 배려할 수도, 타 구단을 안배할 수도 없던 김 감독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엔트리다. 2008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를 이끌었던 김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 복귀 첫 대회, 그는 또 한 번의 신화를 준비 중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