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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봤나, 발사 참관 안한 김정은

입력 | 2019-10-04 03:00:00

[北 신형 SLBM 도발]
단거리와 달리 정상간 약속 위반… 협상 판 깨진 않겠다는 의도 보여
일각 “시험발사 초기단계라 불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발사 현장은 찾지 않았다.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단거리 미사일, 방사포 등 10차례 도발에서 빠짐없이 현지 지도에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SLBM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전략자산으로 평가되는 만큼 직접 참관을 자제하며 북-미 대화판은 깨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많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시험발사에 참가한 국방과학연구단위들에 뜨겁고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공개한 SLBM 발사 관련 사진 10장에도 김 위원장의 모습은 없었고, 간부들 호명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5일로 예정된 북-미 실무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것을 경계하는 제스처로 보고 있다. 특히 6월 말 판문점 북-미 회동에서 김 위원장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일단 미국의 반응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SLBM은 전략자산이면서 북-미 정상 간 구두합의 위반임을 김 위원장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실무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북한이 SLBM 완성 폭죽을 터뜨리기엔 이르기 때문이란 견해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번 발사는 시험발사 초기 단계로 향후 추가적으로 실제 잠수함 발사도 해야 된다. 그때는 김 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