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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광화문 꽉 채운 “조국 사퇴”

입력 | 2019-10-04 03:00:00

시민들-범보수단체-한국당 집회… ‘탄핵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
與 “체제전복 들먹인 내란 선동”… 5일은 서초동서 검찰개혁 집회
조국 놓고 갈라진 광장 ‘진영전쟁’




광화문~시청 메운 인파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조국 사퇴’ 등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회 인파는 세종대로 사거리 기준으로 북쪽 광화문 삼거리에서 남쪽 옛 삼성본관까지 1.5km 구간까지 이어졌다. 한때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지하철 1호선 종각역 구간(0.6km)의 왕복 8차로도 집회 참가자로 붐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개천절인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 인파는 한때 시청 앞과 지하철 1호선 종각역까지 이어졌다. 광화문광장 집회가 시청 앞과 종각역까지 이어진 것은 2016년 12월 3일 국정농단 규탄 6차 촛불집회 이후 처음이다.

3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범보수 단체들은 오후 1시까지 서울역과 덕수궁 대한문 앞 등에서 개별 집회를 연 뒤 오후 2시경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조국 파면 촉구 규탄대회’를 열고 있던 자유한국당 측과 자연스럽게 합쳐지면서 오후 2시 반경엔 광화문광장과 인도를 포함한 세종대로(왕복 10∼12차로) 광화문 삼거리∼옛 삼성 본관 빌딩 구간(1.5km), 종로(왕복 8차로) 세종대로 사거리∼종각역 구간(0.6km)에 인파가 들어찼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경부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며 “조국 사퇴” 등 구호를 외쳤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의과대 교수 박모 씨(36)는 “딸의 ‘제1저자 논문’ 논란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조 장관이 어떻게 검찰 개혁을 할까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대전에서 온 양성민 씨(45)는 “아들(10)이 먼저 졸라서 왔다”며 “정부가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조국 같은 사람을 임명하는 대통령이 요새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달 28일 진보 성향 단체들이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대검찰청 앞에서 개최한 ‘검찰 개혁 촛불문화제’에 자극을 받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며 그 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말인 5일에도 반포대로에서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예고돼 있어 당분간 조 장관을 두고 갈라진 여론이 집회에서 세력 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조 장관 임명을 규탄하는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가 열렸다. 고려대와 연세대, 단국대 등 40개 대학이 참여한 ‘전국대학생연합’의 대학생들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들고 “조로남불(조 장관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만하고 자진해서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온갖 가짜뉴스와 공허한 정치 선동만이 난무했다”며 “여당을 향해 체제 전복과 헌법 파괴까지 들먹인 것은 묵과할 수 없는 내란 선동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김소영 ksy@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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