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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가기 전에 쓰는 글들

입력 | 2019-10-05 03:00:00

◇허수경 지음·난다




그 호텔에는 삼십 년 동안 한 가수가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인 전위였고 음악적인 전위였다. 하지만 그 호텔이 그를 완벽한 전위로 만들었다. 호텔에서 늙어가는 시인처럼 나도 짜디짠 물이라 물고기는 두 종류밖에는 살지 않는다는 거대한 호수를 지나가다가 말했다. 그렇게 살아야지. 이 인생이라는 작고 비좁은 호텔에 사는 시인. 내 방 안에는 나는 없고 시인만 산다.

지난해 10월 타계한 시인이 2011∼2018년 쓴 시작 메모와 2016년 이후 집필한 시를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