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로 토사 치우고 쓰레기 제거… 군장병들 마을 돌며 복구작업 지원 삼척시 직원은 휴일 반납 비상근무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마을에서 5일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태풍에 따른 폭우로 주택의 절반 이상이 침수 또는 매몰됐다. 삼척시 제공
5일 오후 강원 삼척시 원덕읍 갈남2리 신남마을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태풍 ‘미탁’이 할퀴고 간 이 마을은 103가구 중 55가구가 침수 또는 매몰 피해를 입어 쑥대밭이 되다시피 했다. 복구 작업 이틀째인 이날 주민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토사를 걷어내고 흙탕물에 뒤범벅이 된 가재도구들을 씻고 닦느라 분주했다.
토사가 가득 들어찬 마을 안길에서는 중장비가 연신 흙을 퍼냈고 군 장병들도 매몰된 주택과 골목길을 바쁘게 돌며 삽질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일부 주택이 토사에 완전히 매몰될 정도로 피해가 커 완전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을 한가운데 흐르던 복개천은 토사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마을 풍경을 바꿔놓았다.
김동혁 갈남2리 이장(63)은 “집집마다 복구 작업을 하고 있지만 주민 상당수가 고령이어서 애를 먹고 있다”며 “군 장병과 공무원들이 도와줘 큰 힘이 되고 있지만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이틀 동안 300mm 이상의 비가 내려 큰 피해를 입은 강원 삼척, 강릉, 동해 지역에서 복구 작업이 본격화됐다. 5일 강원도에 따르면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 등 5617명의 인력과 굴착기, 덤프트럭 등 630대의 장비가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삼척시는 5∼6일 이틀 동안 전 직원이 휴일을 반납하고 복구 작업을 위한 비상근무를 했다. 강릉·삼척·동해경찰서도 이틀 동안 가용 인력을 모두 동원해 복구 지원활동을 벌였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4∼6일 경찰관 704명과 의경 219명 등 923명을 복구에 투입했다.
강릉시도 직원들과 육군 23사단, 공군 18전투비행단 소속 장병들이 도심 곳곳의 수해 지역에 투입돼 복구를 도왔다. 점포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입은 경포호 앞 진안상가 상인들은 흙탕물에 잠겼던 그릇과 집기들을 청소하며 재기의 희망을 이어갔다. 6일 일부 점포는 영업을 재개하기도 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6일 오전 현재 삼척과 강릉에서 2명이 숨지고 476가구, 86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 762채가 침수 또는 매몰됐고, 농경지 273ha가 물에 잠겼다. 도로와 소하천, 관광시설 등 176곳의 공공시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피해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척시는 4일 수해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주민 생계 안정과 응급 복구를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요청했다.
강원도는 피해 지역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자원봉사 문의는 도자원봉사센터와 강릉, 동해, 삼척 등 각 지역 자원봉사센터로 하면 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