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26배 가격에 적외선센서 없어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군이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핵심 전력 무기 9종에 대당 최대 523만 원씩 들여 장착한 후방카메라가 밤에는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군용 후방카메라는 민간용보다 최대 26배 이상 비싸지만 야간 적외선 센서도 없고 화소도 일반 카메라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이 6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이 2015∼2019년 전력화해 양산한 K-2 전차 경구난차량(K21), K-105A1 자주포, 차륜형 장갑차, 화생방 정찰차-Ⅱ 등 무기 9종에 110억여 원을 들여 설치한 후방카메라가 모두 야간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다. 민간용을 설치한 K-105A1 자주포를 제외한 8종은 모두 후방카메라를 대당 120만∼523만 원씩 들여 군용으로 별도 제작했다.
군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육군은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장갑형 화생방 정찰차-Ⅱ 전력화 평가 결과’에서 “후방카메라가 조명이 없으면 인원 및 물체를 전혀 식별할 수 없다”며 “(군용은) 개별 단가 약 400만 원에 비해 저렴한 상용 후방카메라(약 20만 원)의 성능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민간용 후방카메라는 200만 화소이지만 군용은 50만 화소에 그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