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의혹 파문]증권사 직원 “曺청문회 당일 통화서 표창장 위조 조교가 한것 같다… 내가 책임지겠다 말하는 것 들어” “새 유심칩 끼워 통화, 차명폰 쓴듯… 檢압수수색 이후 3차례 대책회의 조국부인-처남 회의 참석” 주장도
지난달 3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구실. 동아일보DB
지난달 6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다급한 목소리로 자산관리인 프라이빗뱅커(PB) 김모 씨의 이름을 부르며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김 씨는 곧장 차에 보관해 두었던 정 교수의 노트북을 들고 국회 앞에 위치한 켄싱턴호텔로 향했다. 정 교수가 집 앞에 상주하는 취재진을 피해 묵고 있던 곳이다.
○ “정 교수, 남편에게 ‘긴급체포 될 수 있다’ 발언”
정 교수가 김 씨를 애타게 찾은 그날은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일이었다. 정 교수는 김 씨 앞에서 청문회를 준비하던 조 장관과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
김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의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통화 내용을 들은 뒤 표창장 위조 의혹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8월 27일 조 장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30여 곳을 처음 동시에 압수수색했고, 9월 3일에는 정 교수의 연구실이 압수수색 됐다. 당시 검찰 수사가 본인을 향해 오고 있음을 정 교수가 인지했고, 정 교수가 조 장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움직임이 검찰에 포착된 것이다.
○ “통화 전 노트북 가방에서 유심칩 꺼내 바꿔”
김 씨는 “정 교수가 조 장관과 통화하면서 ‘차명 휴대전화’를 쓰는 것 같았다”면서 “정 교수의 노트북 가방에 휴대전화 공기계가 있었고, 여기에 새 유심칩을 끼워 조 장관과 통화하는 것 같았다”는 진술도 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조 장관과의 통화 기록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명폰을 사용한 정황이 된다. 검찰은 정 교수의 차명 통화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보관하고 있다가 검찰에 제출한 정 교수의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PC의 하드디스크는 검찰이 확보해 분석을 끝냈다. 청문회 당일 김 씨가 정 교수에게 돌려준 노트북은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검찰은 이 노트북의 행방을 찾고 있다.
○ 정 교수, 3차례 증거인멸 대책회의
정 교수의 지시를 받은 김 씨는 조 장관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8월 28일)하거나 동양대에 함께 내려가 연구실 PC를 반출(8월 31일)해 보관했다. 모두 대책회의에서 논의한 대로였다. 김 씨가 서재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할 당시 정 교수는 거실과 서재를 오가며 A 변호사, 조 장관과 휴대전화 통화를 했다. 귀가한 조 장관은 김 씨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묻는 대신에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변호사는 지난달 3일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온 김 씨와 또다시 대책회의를 하고 검찰 수사 방향을 자세히 물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검찰이 동양대 PC에 관해 물을 경우 반대 증거를 확보하러 간 것이라고 답하라”고 지시했다. 동양대 PC 반출 당일 정 교수는 김 씨에게 전화해 “오늘 시간 되니?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라고 묻기도 했다.
김 씨는 “일련의 상황은 대책회의에서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의에 따라 실행된 것”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