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슈퍼마켓에 일찍 도착한 쇼핑객들은 현금 계산대 앞에서 45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며 불만을 터트렸지만 늦게 도착한 쇼핑객들은 진열대가 텅 비어 쇼핑을 할 수 없었다. 이날 오전부터 소셜미디어들에는 재고가 거의 남지 않은 슈퍼마켓이나 식품점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수없이 게재됐다.
몽콕 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한낮에 슈퍼마켓을 찾았지만 진열대가 텅 비어 있었다며 “점원들은 ‘5일에도 반나절밖에 영업을 못했다’며 ‘홍콩 각지에서 빚어지는 혼란으로 재고를 비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시내 한 슈퍼마켓의 매대가 텅텅 비어 있다. SCMP 갈무리
캐리 람 행정장관이 선포한 복면금지법이 5일 자정부터 발효되면서 이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5일에는 홍콩 지하철이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 중단됐다. 홍콩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 및 중국 본토와 거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기업들이 공격받으면서 주요 상점들도 일제히 문을 닫아 홍콩은 마비 상탱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이 불타는 등 공격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일부 현금지급기들은 약탈당하기도 했다.
홍콩 금융 당국은 홍콩의 약 3300개 현금지급기들 가운데 10% 정도가 파괴돼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아직 작동하는 현금지급기들 앞에는 빠짐없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불만을 말하고 있지만 또다른 시민들은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일찌감치 수용했으면 이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