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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사’ 공방…“피의사실 공표” vs “개혁가장 수사외압”

입력 | 2019-10-07 13:21:00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7/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여당은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질책하고 야당은 여당이 수사에 압력을 넣고 있다며 공방을 벌였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사에서 서울고검·수원고검과 산하기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대통령이 자기 측근이 수사받자 검찰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며 여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미 천하가 다 아는 가족사기단 수괴를 장관에 임명하고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청와대 수석 등 수많은 사람들이 검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파렴치하고 철면피인 도둑이 도둑 잡으라고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여당과 조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관해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은 검찰 조직의 일부를 공수처로 만들어 검찰과 충성 경쟁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대파에 재갈을 물리고 장기집권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깎아내렸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처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검찰개혁을 하지 않다가 3년이 지나 본인이 수사를 당하니 특수부를 축소하고 직접수사를 줄여야 한다고 말을 하냐”며 “2018년도에 23명이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를 2배로 늘려놓고 적폐청사에 몰두했다가 이제 특수부를 폐지한다는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냐”고 지적했다.

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명품가방을 받았다는 녹취가 나왔을 때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이 ‘명품가방이 그렇게 좋았냐’고 했다”며 “이렇게 피의사실공표를 즐긴 분들이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선) 벌떼처럼 나서서 하지 말라고 한다. 검찰개혁을 가장한 수사외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과 관련해 의혹들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광덕 의원은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는 주장과 함께 제시한 동영상 갈무리 화면을 두고 조 장관 딸이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도읍 의원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비위 감찰이 ‘윗선’ 지시로 중단됐다며 조 장관을 지목해 조사를 촉구했다.

야당의 공세에 맞서 민주당은 조 장관이 본인 자택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 검사와 통화를 한 사실이 주광덕 의원을 통해 공개되는 등 야당과 언론을 상대로 한 피의사실 공표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종민 의원은 “그(압수수색)보다 더 당혹스러웠던 것은 (통화사실이) 야당 의원에게 전달됐다”며 “조사를 해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지검장은 “주 의원이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전혀 모른다. 내부적으로 유출한 사실은 없다”며 “수사 관계자들이 피의사실 공표로 고발이 돼 있다.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팀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언론 취재가 있었고, 법무부의 공식적인 해명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언론에 설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9월10일부터 24일까지 2주간 단독보도 기사 중 그 출처가 검찰 관계자가 굉장히 많다”며 “계속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리는 게 합법이냐”고 따져물었다. 배 지검장은 “저 기사들이 검찰 관계자로 돼 있지만 수사팀에서 나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구체적 상황이 확인된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 송기헌 의원은 “기자들은 취재원 보호원칙이 있어서 절대 누구한테 들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일본) 동경지검은 검찰발 보도를 했거나, 어떻게 수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면 출입을 정지시킨다”며 피의사실공표 언론사의 출입정지를 촉구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고발장이 8월19일 접수됐는데 첫 압수수색이 8일 만에 이뤄졌다. 수사 관행에 비춰보면 이렇게 많은 압수수색이 되기 어렵다”며 ‘조 장관 관련 고발이 접수되기 전 검찰이 내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배 지검장은 “고소장이 접수되고 언론에 관련 의혹들이 다수 보도되기 전에 그 사건을 자체적으로 내사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 사건에 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한국당을 향해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한국당에) 소환을 계속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불응하고, 협의도 하지 않고 언론을 상대로 (국감기간에 나가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르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사실상 강제 절차를 촉구했다.

송 지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하겠다”면서 구체적 계획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