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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나라’ 고성군, 스마트 양식으로 미래 먹거리 챙긴다

입력 | 2019-10-08 03:00:00

경남도-고성군, 민간사업자 선정
한국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추진… 2022년부터 1단계 사업 본격가동
삼천포화력발전소 온배수 활용, 다금바리-새우 등 양식-가공 계획




김경수 경남도지사(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백두현 고성군수(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최근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할 삼천포화력발전본부를 찾아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남도 제공

1억여 년 전 거대 공룡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자기들의 놀이터였던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인근에 대규모 화력발전소와 스마트 양식장이 들어설 것을….

공룡과 새 관련 화석이 산재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로 꼽히는 이 해안은 천연기념물 411호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하이면 덕호리 삼천포화력발전소 안에 대형 스마트 양식(養殖)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공룡세계엑스포를 통해 ‘공룡나라’로 명성을 얻은 고성군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동력으로 스마트 양식을 선택했다.

경남도와 고성군은 한국남동발전 삼천포화력발전본부 내 회(灰) 처리장 10만 m²에 800억 원을 투입해 한국형 스마트양식 클러스터(1단계)를 만들기로 하고 최근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민간사업자는 ㈜AQA(대표 조보현)다. 연말까지 기본조사를 마치고 실시설계에 착수한다. 실시설계가 끝나면 공사를 시작해 2021년 말 완공하고 시험가동을 거쳐 2022년 7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고성군은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2019년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 공모사업’에서 전남 신안군을 제치고 선정됐다. 남동발전이 사업지를 제공하고 화력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하는 등 지역상생 협력 모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양식어업 체질개선을 통한 혁신성장, 청년인력 유인과 일자리 창출 등이 수반된 스마트 양식 전진기지 건설은 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 백두현 고성군수의 선거 공약이었다.

1단계 사업은 1만6000m²의 테스트베드와 8만4000m²의 배후단지로 구성된다. 테스트베드는 첨단 양식시스템 개발, 스마트 종자 생산 등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다.

창업교육지원센터에서는 예비창업과정과 창업실행과정, 컨설팅과정을 운영한다. 테스트베드 구축에는 국비 150억 원과 지방비 90억 원, 민간자본 60억 원 등 모두 300억 원이 들어간다. ㈜AQA가 운영을 맡는다.

배후단지는 테스트베드에서 시험과 실증을 거친 스마트 양식 플랫폼을 민간 양식업체에 넘기는 개념이다. 백승섭 경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이곳에선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해 붉바리와 다금바리 등 바리류, 새우류를 양식하고 가공한다. 수출을 포함한 유통업체와 기자재 생산업체도 입주한다”고 말했다. 명실상부한 집적화 단지를 만들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 고성군은 업체당 1200m²씩 50개 업체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도로와 관로, 지하매설물과 환경시설 등 배후단지 조성에는 국비 70억 원과 지방비 30억 원 등 100억 원이 투입된다.

윤희정 경남도 어업진흥과 주무관은 “남동발전은 사업부지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온배수, 열 공급설비 등 모두 400억 원을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1단계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2단계 배후단지(31만7000m²), 3단계 배후단지(22만6500m²)도 만들어 2030년경에는 이 일대를 모두 65만 m²에 이르는 세계적인 스마트 양식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삼천포화력발전소 사업예정지를 찾아 “온배수를 스마트 양식 산업에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혁신모델이다. 조선 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고성군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백 군수는 “테스트베드의 생산유발효과는 800여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300억 원에 이르고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며 “배후단지에서는 연간 1000억 원의 수산물 매출과 250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