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제이콥 재비츠센터 내의 ‘2019 뉴욕코믹콘’ 행사장.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조커’의 주인공 분장을 하거나 원더우먼 옷을 입고 바이올린을 켜는 거리 연주자 등 유명 만화, 영화,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세계 최대의 만화 영화 게임 캐릭터 컨벤션 행사인 뉴욕코믹콘에 올해 세계 15개국 만화 게임 영화 제작사 300역 곳과 배급사 200여 곳이 참가했다. 티켓만 20만 장 넘게 팔렸다.
올해는 ‘코리아웹툰’이라는 간판이 걸린 ‘한국만화공동관’도 처음 선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한국 만화산업 세계화를 지원하기 위해 처음으로 홍보관을 마련한 것이다. 이지에이콘텐츠엔터테인먼트, 울트라미디어, 이코믹스, 엑스트리허브, 아이디어콘서트 등 국내 5개 만화 관련 회사들이 참가했다.
한국 등 아시아 만화는 여전히 일본 ‘망가(漫畵)’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원조인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만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친구들과 함께 영어로 번역된 한국 만화책을 구입한 대학생 캔디스 웡 씨(24·뉴저지)는 “일본 ‘망가’를 좋아하다가 비슷한 느낌의 한국 ‘만화’을 알게됐다”며 “망가는 액션이나 코믹물이 많지만 만화는 로맨스 드라마처럼 스토리가 탄탄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국 만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제적 인지도를 갖춘 대형 작가를 배출할 수 있는 만화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석에서 대형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 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김정기 작가는 “한국 만화산업이 웹툰에 너무 쏠려 다양한 작품과 작가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