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찬반집회 관련 첫 메시지 “검찰 중립 보장 못지않게 개혁 시급” 조국 장관 거취 문제엔 “절차 따라 해결” 野 “민의 외면”… 혼란 장기화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거취를 두고 양분된 여론에 대해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서울 광화문, 서초동에서 잇따르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집회에 대해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모두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9일로 두 달이 되는 조 장관 지명 이후 대한민국이 총체적 마비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양분된 국민 여론에도 “국론 분열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검찰 개혁 목소리에 힘을 실은 것. 하지만 조 장관 거취나 국민 통합을 위한 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구상을 내놓지 않으면서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이른바 ‘조국 카오스’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들이 직접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 직접 목소리를 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광화문, 서초동 집회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 (조 장관) 문제를 절차에 따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다. 법적 절차에 따라 조 장관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내비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있어 법무부와 검찰은 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을 특별히 유념해 달라”며 “정치권에서도 산적한 국정과 민생 전반을 함께 살펴 달라”고 말했다. 잇달아 자체 개혁안을 내놓고 있는 검찰을 향해 법무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현을 하게 만든 것은 바로 민의를 철저히 외면하는 대통령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혼란에 대한 책임을 정치권으로 돌리는 간악한 무책임함”이라며 “(우이독경을 연상케 하는) 문이독경(文耳讀經)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최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