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지시 등 생생히 전달돼… 라커룸 공개도 프로농구 처음
6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마이크(점선 안)를 착용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스포티비 캡처
6일 인천에서 열린 전자랜드와 삼성의 프로농구 경기.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백코트 중인 선수들에게 손가락 3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다급한 모습은 양복에 부착된 마이크와 방송 카메라에 담긴 뒤 중계사 스포티비가 편집한 ‘Voice of KBL’ 영상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됐다.
유 감독의 카리스마도 눈에 띄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인 전현우에게 그는 “겁먹었어? 도전적으로 안 할 거야, 적극적으로 수비 안 할 거야?”라고 강하게 말했다. 전현우가 “하겠습니다”라고 답하자 유 감독은 “오케이”라고 말했다. 끈끈한 수비가 강점인 전자랜드는 접전 끝에 삼성을 79-78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중 처음으로 중계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안방경기에서 감독이 3, 4쿼터에 마이크를 착용한다. 또한 라커룸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해 하프타임 때 라커룸 상황을 팬들에게 보여준다. ‘Voice of KBL’은 경기 종료 후, 라커룸 편집 영상은 4쿼터 첫 작전 타임 때 중계를 통해 볼 수 있다. 한국농구연맹에 따르면 남자 프로농구 정규 경기에서 감독이 마이크를 차고, 라커룸을 공개한 것은 전자랜드가 처음이다.
유 감독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마이크로 인해 경기 중 예민한 상황에서 행동과 말투에 제약이 생기지 않을까. 유 감독은 “마이크 때문에 내 모습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사실 경기에 집중하면 마이크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