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남자 남태희가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약간 다른 스타일이다. 일부러 누군가를 콕 집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나 특정 선수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피하진 않는다. 당당하다.
부임과 동시에 벤투 감독은 기성용을 향해 “대표팀 내에서의 영향력이 무척이나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표팀에서 기성용은 플레이나 주장으로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극찬과 함께 은퇴를 만류했다.
종종 의외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벤투는 최근 특정 선수 이야기만 나오면 더 솔직해진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원조 벤투의 남자’, 시간이 좀 더 지났을 때 ‘벤투의 전술적 페르소나’라는 표현까지도 나올 수 있는 남태희가 돌아온 까닭이다.
남태희는 오는 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 3차전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7일 파주NFC에 입소했다. 지난해 11월 부상 이후 11개월 만의 대표팀 복귀다.
축구대표팀 남태희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고 있다. © News1
그렇게 탄력을 받던 테크니션 남태희는 지난해 11월 평가전 때 큰 부상을 당했고 당연히 1월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남태희만큼 벤투도 아쉬웠다. 그 아쉬움을 지금까지도 품고 있을 정도다.
결국 남태희는, 벤투가 구상하던 플랜A의 확실한 카드였다. 따라서 11개월 만의 복귀지만 이번 2연전에서 남태희가 곧바로 출전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팀의 전체 구도에, 특히 2선 조합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는 전술 이해도가 높고 공간 창출능력도 뛰어나다. 오랜만에 합류했는데, 가져다 줄 것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밀집수비를 들고 나올 상대와의 대결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아무래도 역할은 공격 쪽에 찍힌다. 벤투 감독은 “익숙한 공격형MF로 활용할 수도 있고 측면MF로 뛰되 프리롤처럼 움직일 수도 있다”며 출전을 암시했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두둑한 신뢰를 보내주는 지도자를 만난 남태희는 “감독님 지시를 잘 따라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공격형MF든 윙이든 상관없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꼭 나가고 싶다. 월드컵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이번 기회는 놓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서 월드컵에 꼭 나가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황희찬, 황의조, 손흥민, 이재성 등 유난히 근래에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공격수들이 많다. 하지만 10월 2연전의 키맨은 남태희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