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에 다녀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존 에일리프 아태지역본부장은 8일 북한이 올해 흉작인데다 가뭄과 태풍 피해를 잇따라 입어 식량 상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이런 까닭에 연내에 북미 3차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북한이 그동안 거부해온 한국 정부의 WFP를 통한 쌀 5만t 지원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이 주최한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과의 간담회에서 “지난달 북한이 태풍 링링의 피해를 입었을 때 북한에 다녀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북한에서 (주민) 70만 명을 돕고 있는 WFP가 지속적으로 영양 사업을 확대해나가지 않으면 북한의 영유아들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서 성장하게 돼 나중에 통일이 됐을 때에도 영양 문제를 물려주게 된다”며 대북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에 대해선 감사를 표했다. 에일리프 본부장은 “2018년 북한 작황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나빠 총 136만t의 식량이 부족했는데 WFP가 30만t을 지원해 1000만 명을 도왔다”며 “한국이 5만t 공여 의사를 결정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5월 북한에 춘궁기가 도래했을 때 대한민국이 450만 달러 공여 결정을 시기적절하게 해줘서 44만 명의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었다”며 “그 덕에 민성영양실조를 겪는 북한 인구가 2012년에는 3명 중 1명이었는데 올해는 5명 중 1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