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7일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의 정기 회동인 초월회에 불참했다. 이 대표는 “초월회가 민생을 도모하는 장이 아니라 정쟁을 위한 성토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국 사태로 국론이 분열돼 거리에서 군중 세 대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집권여당 대표의 처신으로는 부적절했다.
지난해 9월 여야는 매달 한 번씩 모여 협치 국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초월회를 만들었다. 이후 일 년 동안 빠짐없이 참석했던 이 대표가 갑자기 ‘민생’을 이유로 불참하자 당장 야당에선 조국 사태에 대한 비판을 듣기조차 싫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이번 회동은 두 쪽 난 광장을 통합할 의회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기대 속에서 열렸다. 이 대표가 야당과의 대화를 외면함으로써 여야가 각자 자신의 지지 진영만 바라보며 대립하는 구도를 완화할 대화의 통로마저 차단한 셈이다. 오죽하면 문희상 국회의장이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정치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며 “이대로 가면 대의민주주의는 죽는다”고 호소했겠는가.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조국 의혹이 불거진 이래 두 달 동안 민심과 동떨어지게 조 장관을 일방적으로 두둔해 왔다. 조 장관이 누린 특혜와 특권의 문제점을 지적한 일부 의원은 당 안팎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듯 호된 질타를 받아야 했다. 정치가 실종되고 온 사회가 분열과 대립으로 빠져든 데에는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이 대표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여야 간 협치가 실종되면 국정을 책임지고 성과를 내야 하는 여당이 먼저 아쉽고 답답해진다. 정말 민생을 생각한다면 내 편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국민 절반의 대표인 야당의 싫은 소리에도 귀를 열고 설득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집권여당 대표에게 걸맞은 역할이자 요구되는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