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서 많이 쓰는 일본어투 국립국어원 50개 뽑아 우리말 제시… 분빠이→각자내기, 유도리→융통성 LH도 건설용어 순화 캠페인… “나라시→고르기 또는 평탄화로”
“우리글 멋지죠” 오늘 573돌 한글날 한글날이 573돌을 맞았다. 1446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한글날은 1926년 조선어학회가 제정한 ‘가갸날’이 시초다. 한류 열풍으로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8일 열린 한글가족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목판 인쇄된 용비어천가를 들여다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73돌 한글날을 맞아 일상생활과 건설현장에서 자주 쓰는 일본어투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국어원은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용어 50개를 선정해8일 발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일본어투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건설용어 우리말로’ 캠페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어원은 2005년 만든 ‘일본어투 용어 순화 자료집’에 실린 1100여 개 단어 가운데 개선이 시급하고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를 선별했다. 일본식 한자어로는 종지부, 망년회, 잔고가 꼽혔다. 국어원은 이들 단어를 각각 마침표, 송년회, 잔액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모포는 담요로, 고수부지는 둔치, 가처분은 임시처분으로 순화할 필요가 있다. 익일은 다음날, 고참은 선임, 대절은 전세로 쓰는 것이 좋다.
LH는 약 2주간 내부 직원 및 전국 20여 개 현장의 건설종사자 160여 명을 대상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일본어투 건설용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20개 단어를 선정했다. 국어원은 ‘나라시’는 ‘고르기 또는 평탄화’, ‘데나오시’는 ‘보완 공사’로 다듬었다.
국어원은 건설 분야뿐 아니라 일본어투 용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분야를 대상으로 우리말 순화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일상생활에서는 일본어 음차어가 일본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식적으로 우리말로 바꿔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유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