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스리랑카 10일 월드컵 亞예선전 대표팀서 중앙공격 전담 황의조 “상대 맨투맨수비 예상…문제없다” 소속팀 중앙공격수 활약 황희찬 “세계 최고 수비수 판데이크도 제쳐” 스리랑카전 미묘한 포지션 경쟁
한국 축구대표팀의 황의조(보르도·왼쪽 )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8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은 10일 경기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15일 평양에서 북한과 2020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파주=뉴스1
“가장 자신 있는 자리는 중앙이다.”(황의조, 황희찬)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스리랑카와의 경기(10일)를 앞둔 황의조(27·보르도)와 황희찬(23·잘츠부르크)의 시선이 같은 곳을 향했다. 중앙 공격수 자리다. 황의조는 소속팀에서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중앙 공격수로 뛰어 왔다.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중앙 공격수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주로 측면에서 뛰고 있다.
둘 모두 최근 활약은 눈부시다. 황의조는 6일 프랑스 리그1 툴루즈와의 경기에서 28m 중거리 슛으로 시즌 2호 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호 리버풀과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 피르힐 판데이크(28)까지 젖히고 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상대가 맨투맨 수비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기회는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포지션이 다른 데 대해선 “중앙 공격수는 자신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했다. 황희찬 역시 “팀 경기력에 도움을 주는 것과 골을 넣는 것, 두 가지를 다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 당연히 대표팀에서도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둘의 포지션 경쟁에서는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졌다. 황의조가 자연스럽게 자신이 중앙 공격수를 맡을 것으로 본 반면 황희찬은 감독의 지시에 따르겠다고 했다. 황희찬은 “대표팀은 내가 뛰고 싶은 포지션이라고 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희찬은 최근 UCL에서의 활약으로 높아진 자신감은 감추지 않았다. “판데이크를 제치고 골을 넣은 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이 ‘머신(Machine), 머신’이라고 칭찬해줬다.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소속팀 훈련 도중 눈을 다쳐 고글을 쓰고 출전해 화제가 됐던 그는 “소속팀 동료들은 엣하르 다비츠(고글을 자주 쓰던 전 네덜란드 국가대표)를 닮았다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테니스 선수 정현을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웃으며 “오늘 검진에서 더는 고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27·토트넘)-황의조-황희찬 조합이 아시아 최강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가요?”라며 웃음을 지은 황의조는 “희찬이의 장점을 저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대화하며 경기를 해 나가면 좋은 장면이 많이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파주=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