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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하늘고에서 신세계푸드 영양사로 근무 중인 김혜진 씨(40)는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2017년 신세계푸드에 재입사하면서부터다. 그는 육아 때문에 2007년 신세계푸드를 퇴사한 후 10년 정도 가정주부의 삶을 살았다. 김 씨는 “다시 일을 하며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인정받아 행복하다”며 “오랫동안 일을 쉬었지만 20대 때보다 업무 능력이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고된 육아를 경험해 보고 대인관계 능력도 쌓으며 과거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갖게 된 덕분이다. 그는 “과거 영양사 근무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재취업자들은 사회 경험과 숙련된 실력으로 업무에 빠르게 적응한다”면서 “2017년부터 단체급식과 제빵 부문에서 경력단절여성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터로 돌아온 경단녀와 신중년이 기업과 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일에 대한 경험과 다양한 노하우를 갖춘 이들을 채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매일유업에서는 육아 경험자를 우대하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판매, 애프터서비스(AS)까지 사업 전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육아 컨설팅까지 담당하는 고객상담실에선 14명의 직원 중 6명을 육아 경험자로 채용했다. 박정숙 고객상담실장은 “아기가 갑자기 분유를 안 먹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을 묻는 전화가 많은데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여성 직원의 임신기, 출산기, 육아기 등에 따라 지원금과 탄력근로 등을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책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고급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해 직무 중심의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웨딩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우대하고, 육아휴직 후 리스타트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들은 인생에 대한 연륜과 직무에 대한 경험을 동시에 갖춘 시니어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CJ대한통운은 한국시니어클럽 등과 손잡고 만 60세 이상 대상의 ‘실버 택배기사’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6년 실버 택배기사로 재취업한 김준기 씨(69)는 1박 2일 이상의 여행 일정을 잡지 못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맡은 지역 내 실버 택배기사 26명의 일정을 관리하는 팀장 역할을 맡아 책임감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30년가량 건설업에 종사하며 현장소장 등을 지냈던 그는 경험을 살려 일정과 동선에 차질이 없게 하는 한편 지역사회 커뮤니티 형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씨는 “실버 택배기사가 전문 택배기사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지역 주민과 얼굴을 익히고 인사하는 사이가 되면서 고객들도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주변 실버 택배기사들이 매달 적게는 70만 원에서 많게는 130만 원가량 벌며 자기계발에 투자하고 국내외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현재 김 씨와 같은 실버 택배기사 1400여 명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