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서원 연계한 체험숙박시설-교육 콘텐츠 개발에 박차 올바른 인성-가치관 기르는 역사교육 문화공간 조성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8일 “미래 세대에 참된 정체성의 중요성을 알리는 서원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서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제공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역사교육 문화공간이 될 것 입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원의 미래 방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이 지사는 “분열과 이념 갈등을 넘어 화합과 상생의 묘수를 서원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앞으로의 역할 기능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서원의 설립 목적인 존현양사(尊賢養士·어진 이를 높여서 선비를 기른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조선시대 당시 선현의 학문과 덕행을 본받아 후진을 양성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인재를 키웠다”며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난제를 풀어내는 실마리와 해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지사의 생각이다. 퇴계 이황의 공경정신과 배려, 솔선수범, 소박한 자세 등이 배어 있는 선비정신을 익히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2002년 개원 후 매년 수만 명이 찾는다. 이 지사는 “저 또한 퇴계의 향상지심(向上之心·더 나은 차원을 추구하는 마음)의 자세를 본받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한국이 대표 서원 9곳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는데 그 가운데 5곳이 대구 경북에 있다. ‘문화 경북’의 쾌거이자 지역민의 자긍심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또 “경북뿐 아니라 국내 문화유산의 가치가 국제사회에 인정받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기고 체험하는 세계적인 명품 관광자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의미는….
“선비정신을 중요하게 내세운 서원의 정신적 가치를 되새기고 계승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 서원은 학문 연구뿐만 아니라 인격 수련에 목적을 뒀다는 점에서 유교 문화권인 중국 일본 베트남의 서원과 구별된다고 생각한다. 세계인들은 벼슬이나 재력이 아닌 도덕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만이 지역의 공론을 통해 서원에 배향(配享)됐다는 사실을 놀라워한다고 한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는 선현들의 곧은 정신은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맞는 도덕성)와 닮았다. 대한민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세계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북도가 앞장서겠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 7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다. 2017년에 추진단을 발족해 경북 고령군, 경남 김해시, 함안군, 고성군, 창녕군, 합천군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2년 등재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또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을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으로 신청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하고 있다. 태실은 우리나라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조선왕실의 태실 문화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역사자원으로 꼽힌다. 이 밖에 내방가사, 삼국유사, 종가음식조리서 등의 기록유산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는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종가문화의 등재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