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무협상 결렬 후 연일 강경 입장 표명 조선신보 "2019년, 비핵화 협상 마지막 기회" 北 배수진 치고 올 연말까지 美 압박할 듯 당 창건일, 군사퍼레이드·1차 핵실험 등 전례 올해 남은 기간 초대형방사포·SLBM 추가 발사 가능성
북미 실무협상 결렬 후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낸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오는 10일을 전후해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설지 주목된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5일 실무협상 종료 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대사관 앞에서 취재진에게 ‘결렬’됐음을 밝혔다.
김 대사는 그리고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핵시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라고 엄포를 놨다.
이번 실무회담 결렬 후 김 대사가 한 발언은 김 위원장의 ‘결정’을 번복해야 하는 것이어서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미국이 올 연말까지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셈법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면을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으로 되돌리는, 극단적인 선택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분명하게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무협상 결렬 선언 후 귀국길에 오른 김 대사는 베이징 공항에서 “미국이 준비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라며 또다시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8일 논평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하고 대조선제재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관계를 퇴보시킨 미국의 책임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려고 하고 있다”며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비핵화 조치들과 (미군 유해송환) 신뢰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하면 다음 단계의 비핵화 조치들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이 준비하는 문제 해결책이 어떤 것으로 되어야 하는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그에 대한 회답(回答)을 기다리기로 하였다”며 “2019년은 사실상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의 마지막 기회다. 이를 놓치면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대결의 초침이 다시 움직일 수 있다”고 공을 넘겼다.
북한은 당 창건일을 ‘사회주의 명절’로 기념하며 체제 선전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정주년(0 또는 5로 꺾어지는 해)에는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열어 무력을 과시했다. 당 창건 70주년이던 지난 2015년의 경우 군사퍼레이드에 ‘핵배낭 부대’를 등장시키기도 했다.
정주년이 아닌 해에 무력 도발을 감행한 경우도 없지 않다. 당 창건 61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있던 2006년 10월9일 북한은 1차 핵실험을 했다. 이밖에 당 창건일은 아니지만 2016년 9월9일(정권수립일 68주년)에 5차 핵실험을 했다. 이보다 앞선 그해 2월7일에는 김정일 생일(광명성절·2월16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를 발사하고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벌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방사포의 위력상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되는 련발사격시험만 진행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추가 무력시위를 사실상 예고한 것이어서 연내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SLBM 시험발사 또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자위적 조치(SLBM)를 안보리에서 이슈로 삼으려는 위험스러운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7월 2000~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고, 여기에 탑재하기 위해 북극성-3형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실전배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추가 발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