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김종규. 사진제공|KBL
원주 DB의 김종규(28·207㎝)는 농구를 시작한 고교 시절부터 줄곧 센터를 맡았다. 현대 농구에서는 센터도 외곽슛을 던지고 1대1 공격을 하지만 200㎝ 이상의 장신이 귀한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다. ‘센터=골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김종규의 골밑 위주로 움직였다. 프로 입문 후 중거리슛은 향상됐지만 3점슛 시도는 드물었다.
김종규는 2019~2020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창원 LG에서 원주 DB로 이적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김종규에게 자유로운 공격을 주문했다. “공격할 거면 자신 있게 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종규는 이 감독에게 3점슛 시도에 대해 물었다.
이 감독은 “(김)종규가 한 번은 3점슛을 던져도 되냐고 묻더라. 그래서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냐. 그건 네 선택이다. 찬스 나서 안 들어가면 연습해서 또 던지면 되고, 돌파도 마음껏 하라’고 얘기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종규는 시즌 개막 이전 연습경기부터 찬스가 나면 3점슛을 적극 던졌다.
자유를 얻은 김종규의 진가는 9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원정경기에서 제대로 나왔다. 3쿼터 막바지 두 차례 연속으로 돌파에 이은 레이업 득점을 올린 그는 4쿼터 종료 5분39초 전에는 3점슛을 적중시켰다. 지역방어를 펼친 KGC의 허점을 파고든 중요한 한 방이었다. 경기 종료 1분58초 전에는 투 핸드 덩크슛으로 경기 흐름을 DB 쪽으로 끌고 왔다.
김종규가 18점·6리바운드를 기록한 DB는 KGC를 86-81로 꺾고 개막 2연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