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렸다. 2회말 2사 1,2루 LG 정주현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1년의 기다림 속에선 묵묵히 투혼이 자라났다. LG 트윈스 주전 2루수로 입지를 굳힌 정주현(29)은 당당히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팀을 구했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정주현은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하위 타선에 자리하고도 팀의 득점 장면에 적극 관여한 그는 영웅이 되기에 충분했다. 앞선 준PO 1·2차전에서 연달아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떠안았던 LG의 부담감은 이날 승리로 한결 가벼워졌다.
부상 투혼이 빛났다. 1회부터 가슴 철렁한 장면이 나왔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키움에 1점을 헌납한 LG로선 물러설 곳이 없었다.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정주현은 과감한 수비를 펼쳤다. 김하성의 파울 타구에 스스럼없이 몸을 던졌다. 하지만 타구는 정주현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설상가상으로 1루 쪽 펜스와 충돌한 그는 왼 무릎을 붙잡고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기어이 통증을 이겨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밟는 첫 포스트시즌 무대였다. 정주현으로선 아쉬움과 허무함으로 자신의 첫 가을 야구를 날려버릴 수 없었다. 덩달아 키움이 2회초 한 점을 더 달아난 상황에서 정주현은 하위 타선의 해결사를 자처했다. 0-2로 끌려가는 2회말 상대 선발 이승호가 연이은 볼넷으로 흔들리는 틈을 파고 들어갔다. 2사 주자 1·2루 득점 기회에서 중전 안타를 뽑아 채은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초반부터 기울어질 뻔했던 승세를 정주현이 간신히 부여잡았다.
정주현의 투지로 LG 덕아웃의 분위기 역시 한껏 달아올랐다. ‘추격자’ LG의 가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